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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그리운 간디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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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1  18: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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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그리운 간디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work)

양심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character)

도덕성 없는 상거래(commerce without morality)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희생 없는 신앙(worship without sacrifice)

마하트마 간디가 1925년에 쓴 《젊은 인도》라는 책에서 지적한 7가지 ‘사회적 악덕’(social sins)이다. 나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당시의 인도사회가 어떠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의 이 말이 인도사회를 겨냥한 것인지 영국 등 서구사회를 겨냥한 것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이러한 ‘사회적 현상들’을 겨냥했다는 것이고 이것을 ‘악덕’ [사회적 죄악]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발언들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사회적 행위인 것이고 더욱이 그 행위는 그 행위자의 도덕적 가치관 내지 삶의 방향을 반영한다. 그런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이런 종류의 발언은 어떤 머리 좋은 사람의 재치에서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런 종류의 발언은 뼈저린 체험에서 나온 것이고 더욱이 숭고한 이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이중의 배경 없이는 아예 나올 수가 없는 발언인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해보면 이 말을 한 간디라는 인물이 얼마나 훌륭한지가 비로소 찬연히 드러난다. 그는 우리 인간들의 삶에서, 특히 사회적 삶에서, ‘정치와 부와 쾌락과 지식과 상거래와 과학과 신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미 꿰뚫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원칙과 노동과 양심과 인격과 도덕성과 인간성과 희생’ 같은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의 세계’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정치에서 신앙까지, 전자들은 엄연한 혹은 불가피한 현실이건만, 원칙에서 희생까지, 후자들은 그 종적을 찾을 길이 없는 것이다. ‘without’(없는)이라는 단어가 그런 아픈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런데 아는가? ‘없다’는 것, 이건 그냥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병인 것이다. 그것도 아주 고질병, 난치병이다. 바로 이 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아니 사회 전체가 끔찍한 고통 속에서 허덕인다.

간디가 지적한 이 사회적 죄악들은 지금 고스란히 우리 한국의 사회적 현실이 되어 있다. ‘없는’ ‘없는’ ‘없는’ …이라는 이 단어가 너무나 아프게 들려온다. 무엇보다도 아픈 것은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경고의 목소리를 외치는 간디 같은 인물조차도, 그런 목소리조차도 없다는 사실이다. 아니, 아예 없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간디 못지않은 인물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들리지를 않는다. 사람들이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총체적인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바야흐로 ‘귀 없는 세상’이다.

간디가 지적 소유권을 주장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라도 그를 대신해서 외쳐보려 한다. 원칙 있는 정치, 노동 있는 부, 양심 있는 쾌락, 인격 있는 지식, 도덕성 있는 상거래, 인간성 있는 과학, 희생 있는 신앙, 그런 것을 우리는 추구하자고. 그렇게 해서 온전한 세상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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