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골프, 휘둘러라
아침을열며-골프, 휘둘러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5.18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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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휘둘러라


골프를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째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한 운동이지만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매일 골프채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심지어 한가할 때는 하루 종일 골프채와 씨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젠 제법 실력도 향상이 되어서 중고수(中高手)의 반열(班列)에 올라있다 보니 주변에서 골프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공을 칠 때 힘을 줘야하는지 빼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연구년으로 베트남에 와 있음에도 그 질문은 여전하다. 더 나아가 조금 구력(球歷)이 있는 사람은 힘을 빼야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궁금해 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대다수 운동에서 프로(pro)와 아마추어(amateur), 고수(高手)와 하수(下手)의 차이점을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그것은 바로 잘 하는 사람 혹은 능숙한 사람은 힘을 빼고 특정 동작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못하는 사람 혹은 미숙한 사람은 힘을 잔뜩 줘서 특정 동작을 한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모든 스포츠에서 유연함 속에 강함 혹은 강한 임팩트(impact)가 요구된다. 그러나 이런 유연함 속의 강한 힘은 처음부터 얻어지는 결과물은 아닐 것이다. 부단한 연습과 각고(刻苦)의 노력이 있어야만 얻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에 온 힘을 다해 연습한다. 손에 잡히는 물집의 횟수만큼 반복적인 동작이 이뤄져야 비로소 유연함 속에 강함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오늘도 열심이다.

골프 농담 속에 ‘힘 빼는데 3년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마침내 힘이 빠져서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생긴다고 보는 것이 이 농담의 핵심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골프를 배우는 우리 모두는 소망한다. 하루라도 빨리 배우고 익혀서 필드에서 멋지게 샷을 날리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하루라도 그 멋진 실현을 앞당기는 방법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골프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 혹은 족쇄(足鎖)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그 착각은 바로 골프채를 들고 힘껏 때려야 공이 멀리 갈 것이라는 착각이다. 더구나 골프공은 그 크기(직경 43mm)에 비해 상당한 무게(약45g)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강한 힘을 요구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의 말도 ‘골프 친다 혹은 공친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엄청난 힘을 줘서 쳐야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뭔가 도구를 갖고서 물체를 친다고 한다면 부드러움 보다는 강한 힘이 요구되다보니 다들 처음부터 엄청난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레슨 일주일 만에, 한 달 만에 손목, 어깨, 허리 그리고 온몸에 안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다 결국 골프 배우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오늘부터 생각을 살짝 바꿔보자.

골프는 힘을 빼서 휘둘러주면 된다고 생각하자. 많은 교습가들이 예를 들어 설명하는 도구가 있다. 바로 ‘도리깨’다. 도리깨는 콩이나 깨를 털 때 사용하는 탈곡 연장을 말한다. 도리깨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들었다가 힘을 빼면서 휘두르면 된다. 팽이채도 마찬가지다. 팽이를 쌩쌩하게 돌리려면 팽이채로 잘 쳐주어야 한다. 팽이채를 잘 쳐주려면 손목과 어깨에 힘을 빼 줘야 팽이채가 잘 휘둘러지듯이 골프채도 가볍게 들었다가 놓으면 우리가 잘 모르는 힘(지면반발력, 중력, 원심력 등)에 의해서 공이 맞아나가는 것이다. 또한 골프공은 부드럽게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자. 테니스든 골프든 공이 타구면(face)에 오래 붙어가야 힘이 실리고 방향성도 좋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에 힘이 실리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골프채를 잡고 있는 손과 손목도 하체(下體)나 보다 큰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휘둘러져야 부드러움 속의 강한 스윙이 된다고 생각하자.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행복한 골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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