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가는 길
부탄 가는 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2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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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기대 바이오과학대학장
대한민국은 최빈개도국에 대한 경제적인 원조를 위한 사업(ODA)을 마땅히 수행하여야 하는 34개 OECD 회원국가 중 하나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국제농업협력사업을 통하여 2006년부터 국제원조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는 부탄과 인연이 되어 국제교류를 시작하였다. 3년간의 교류협정(MOU, 2008~2011년)을 완수하고 제2차 3년의 MOU를 재협정하였다. 이를 계기로 부탄 문화원 개설을 위한 계획을 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산속에 아늑히 자리한 부탄을 처음 찾아가면서 만들어진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부탄과의 국제교류협력을 위하여 2008년 7월 당시 생명자원과학대학 학장이셨던 강군중 교수님과 함께 부탄 방문을 계획하였다. 부탄을 가기위해서는 태국이나 네팔 또는 인도를 경유하여야 한다. 인도를 경유하려면 인도 입국비자를 미리 발급받아야 한다. 네팔의 경우 사진만 가지고 있으면 공항에서 직접 발급을 받는다. 하지만 비행편이 당일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태국의 경우는 비자도 필요없고 해서 방콕의 스완나폼 국제공항이 그 중 가장 접근하기 쉬워 선택하였다.

한국에서 부탄의 파로국제공항으로 가는 드럭에어(Drukair, 부탄 직영 항공사) 표를 구하기 위해서 여러 여행사로 알아보아도 구입을 할 수 없어 일단 방콕으로 가서 현지에서 구입하기로 하였다. 새벽 1시쯤에 도착하여 짐은 찾지 않았다. 왜냐하면 바로 연결되는 비행기로 실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였다. 공항에서 출국심사장을 나서면 태국에 입국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항청사 내에서 대기하였다. 이곳저곳을 물어서 텅빈 부탄 드럭에어 항공사 사무실과 공항안내보드를 통하여 6시에 비행기가 출발하는 정보를 얻었다. 그럭저럭 두시반쯤. 머무를 곳도 마땅하지 않아 이리저리 배회하다 발맛사지 두시간에 1인당 40$(방콕시내에서는 5$정도). 계산상으로 두 시간이면 비행시간과 딱 들어맞았다. 따뜻한 물로 발을 씻었다.긴장한 탓인지 피로는 쌓이기만 하고 비행기표를 구입하기 위해 미리 보아두었던 드럭에어 항공사의 바로 앞에 맨 먼저 자리를 잡았다. 잠시 있으니 일본인 부부가 옆에 또 유럽인들 줄줄이 모여들었다.

일반적으로 국제공항에서는 두 시간 전부터 수속을 하고 좌석을 배정하는데 다섯시가 되어도 유독 드럭에어 부스에만 제복 입은 안내원이 나타나질 않는다(공항내 부스에는 예약된 몇 명만의 좌석배치만 하기 때문에). 기다리다 바로 옆 근무자에게 물었더니 곧 온다고 한다. 삼십여분이 지나서 마침내 깔끔하게 차려입은 항공사 직원이 왔다. 가방도 찾아서 화물로 부쳐야 하는데 시간이 빠듯했다. 두장의 티켓을 요구하였으나 한국에서 예약한 티켓이 없으면 안된다고 한다. 뒤에 대기하던 일본인 부부는 예약티켓을 보여주고는 좌석이 기록된 티켓을 받아서 부탄에서 보기로 하고 먼저 면세점 쪽으로 향했다. 우리는 예비석이라도 달라고 하고서 기다렸다. 또 하나의 문제는 부탄을 가려면 반드시 비자를 발급 받아야만 입국이 허락된다. 좌석을 배치하기 전에 비자부터 확인한다. 그 때 우리는 비자번호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한참 동안 설왕설래 하는데 드럭에어 사무장이 부탄 농림부로 연락을 취해서 비자문제를 해결하였으나 비행좌석은 여석이 없는 관계로 다음 비행기가 운행되는 이틀 동안 방콕에 머물러야 했다.

여행용 가방은 경비원에게 배기지클레임(가방분실신고)을 신청하여 본인임을 확인하고 짐을 찾아서 출국수속을 마치고 방콕시내에 숙소를 잡고 시내 구경을 하는 기회가 되었다. 마침 방학기간중에 출장이라서 시간은 여유가 있어 다행이었다. 지금은 부탄을 가기위해서는 우리나라 여행사가 잘 안내를 해준다. 오염되지 않은 행복의 나라 부탄을 가려는 사람들은 많으나 교통이 불편하다. 티벳에 차마고도가 있으면 부탄에는 부마고도가 있다. 수도 팀부에서 동부로 가는 고속도로는 시속 30~40km 속도 이상은 어렵다. 꼬불꼬불 길이기 때문이다. 포장길도 반쯤이다. 도로사정과 호텔에서의 여행객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관광객을 제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부탄의 국제농업협력사업의 성과는 다음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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