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하나 되는 스포츠 ‘검도’
몸과 마음이 하나 되는 스포츠 ‘검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6.14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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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진주 ‘신안검우회’

▲ 지난 12일 진주에서 열린 진주시장기 검도대회(도내 전역)에서 김종출 회원이 30대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황문원(오른쪽·신안검도관)이 공격하고 있는 모습.
진주 ‘신안검우회’는 진주시 신안동에 소재하고 있는 신안검도관(관장 정갑재)에서 검도를 연마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임이다.
1996년 지역에 신안검도관이 생기면서 검도를 사랑하는 사람들 40여명이 참가해 모임을 결성했다. 
이봉섭 진주시 검도회장을 비롯해 정헌식(대아고 교사) 김명서(산부인과 원장) 이호재(농협근무) 조명제(현 회장) 이선용 김종출 안관규 장생규 회원 등 다수가 당시에 참여한 주인공들이다.
회장에는 조명재, 총무는 정영진(45)회원이 맡고 있다.
정영진 회원은 모임 원년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듬해인 1997년 이 모임에 들어왔다. 회원 중 유일한 여성으로 검우회의 궂은일과 잡다한 일을 도맡아 처리 하고 있다. 워낙 꼼꼼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이어서 남성 회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검우회의 모임은 지금까지 매월 한차례 실시해왔지만 2011년 들어 짝수월 둘째 금요일 오후에 모임을 갖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지난주 금요일 신안검도관에서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임을 갖고 합동연무를 실시,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회원들의 사회 활동량이 많아진 것이 상대적으로 검우회모임의 횟수가 줄어든 이유다. 여기에다 회원들이 줄어든 것도 이유, 실제 검우회를 창립할 당시에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검도를 배우기 위해 모여들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운동의 개념이 약간의 오락과 레저와 같은 성격이 개입되면서 본래의 뜻에서 벗어난 경향이 있다.
오래 전에 검도를 배운 회원들로서는 검도가 오락성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 정갑재 진주신안검도관 관장
검우회의 장점은 동호회가 오래토록 지속되면서 전통성이 있고 회원들도 끈끈한 정으로 뭉쳐 있는 것이다.
또한 회원 모두 검도의 정신, 즉 예의를 몸으로 부대끼며 배우고 익혀, 하나같이 사회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2일 진주에서 열린 진주시장기 검도대회(도내 전역)에서 김종출 회원이 30대 우승을 차지했고 정경규 회원이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조명재(45)회장은 1986년 검도를 시작해 25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승단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 생활 스프츠로 즐긴다.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운동에는 일가견이 있다.
‘검도가 회장에게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조회장은 “태권도 등 다른 종목들도 장점이 있지만 검도는 무예 혹은 도에 가까운 운동이어서 경력이 쌓이면 쌓일 수록 깊이가 더해지는 심오한 운동입니다. 체력은 물론이고 인격수양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격월 짝수월에 실시하는 검우회 합동연무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합동연무는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검도관에 자주 나오시지 못하는 회원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이를 통해 신입회원들과는 안면을 트고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입니다.”

▲정영진 총무는 15년 경력에 3단의 실력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도가 과격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워 하지만 운동을 한번 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처음 오시는 분에게는 상담을 통해 체력에 맞춰서 강약을 조절하고 교육·수련하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됩니다.”
정총무는 ‘한마디로 나이 불문 성별 불문이다’며 검도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과 오해에 대해 강조했다.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경력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회에 출전해 많은 트로피를 받아 왔습니다. 여자부 우승의 경력도 있는데 올해는 아직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검도의 좋은 점을 열거했다.
“장비인 호구를 쓰면 60대와 30대도 대련이 가능하고 여성과 남성도 대련할 수 있습니다. 격렬하게 대결하다가도 일단 호구를 벗으면 선배와 후배가 서로 깍듯이 인사하고 격려하며 예의를 갖춥니다.”
“한층 밝아지고 젊어집니다. 자랑 같지만 저는 30대 체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웃음) 앞으로 50대까지 검도를 할 생각입니다."

▲유승한(27) 회원은 젊은 회원으로 1년 반의 경력에 실력은 초단이다.
함양 수동에서 보건의로 재직 중인데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진주까지 검도를 배우기 위해 오가고 있다.
“함양에서 오가면 시간도 많이 들뿐 아니라 교통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검도가 좋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진주까지 올수 밖에 없습니다.”
유 회원은 검도를 진작부터 배우지 않았는지 후회할 정도라고.
“사회생활에 바쁘더라도 짬짬히 시간을 내 검도를 배우면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일반인들의 회원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선용 회원은 만능스포츠맨, 마라톤에서부터 수영, 못하는 운동이 없다. 이 회원은 검도가 ‘절제와 기다림의 운동’임을 강조하며 검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특히 첨단 정보화 사회의 메카라고 할수 있는 KT&G에 근무하면서 바쁜 중에도 검도를 배우기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다고. 친화력이 좋아 선배와 후배를 모두 잘 아우르는 마음좋은 회원으로 통한다.

▲ 진주 신안검우회의 장점은 동호회가 오래토록 지속되면서 전통성이 있고 회원들도 끈끈한 정으로 뭉쳐 있다.

▲정갑재 관장은 어린 시절 검도를 시작해 지금까지 30년동안 검도와 함께했다. 최고수인 9단 중 6단의 실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 사범이다.
남해중학교 때부터 검도를 시작했는데 당시 검도인으로 유명하셨던 박영헌 선생이 스승이셨다. 이어 창신고교 경상대학교를 거치면서 선수생활을 했고 잠시 울산의 실업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정인혁(22), 정창하(14) 두 자녀들도 검도를 수련하고 있는 검도 가족이다.
신안검도관장실 벽에는 도장의 3례와 검도의 목적이 걸려 있었다.
도장의 3례는 △국기에 대한 예 △사범에 대한 예 △상호간에 대한 예가 있었고, 목적에는 △기술의 숙달 △정신훈련 △신체의 단련이라는 글귀가 씌어 있었다.
정관장은 검도에 대해 평소 소신을 밝혔다.
“검도의 매력은 끝없는 기다림과 인내, 절제의 미, 상대에 대한 배려, 예의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최근 도내 각 지역에 검도관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통적인 검도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정관장은 인근 학교 어린이들 사이에 ‘무섭고 엄한 관장님’으로 통한다. 검도의 예의와 정신에 대해 매우 엄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엄한 사범으로 통해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할 수 없습니다. 운동을 가르친다는 핑게로 놀이 위주로 대충대충 하는 것은 내 성격이 허락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가끔 어린이들의 부모님이 오해하시는 분이 계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이해해 줄 때는 보람도 느낍니다.”
지금까지 검도인으로 살아온 것에 대한 신념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정관장은 검도인들이 자꾸 줄어드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때 검도인이 참 많았습니다. 요즘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운동을 기피하는 현상이 가중되면서 검도가 먼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거친 사람들을 상대해야하는 경찰서 직원이나 교도소 직원도 검도를 많이 해 제가 직접 현장으로 가서 교육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시대의 조류이겠지만 검도인으로서 씁쓸한 생각마저 듭니다. 특히 모교인 경상대학교 학부에도 체육관련 종목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데 씨름을 비롯해 축구 검도도 이젠 없어져 버렸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정관장의 마무리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자녀분이 검도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혹시 자녀들에게 검도관을 물려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 중 정말 검도인으로서 자질을 갖춘 사람을 택해 물려 줄 생각입니다. 그래서 검도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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