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0억이 생긴다 해도 감옥만은 가지마라
칼럼-10억이 생긴다 해도 감옥만은 가지마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06 18:15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10억이 생긴다 해도 감옥만은 가지마라


사람은 첫째, 지악수선(止惡修善),이라, ‘악을 멈추고 선을 닦아야 한다. 둘째,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 ‘괴로움과 이별하고 즐거움을 얻자는 것이다. 셋째, 전미개오(轉迷開悟)라, 어리석은 마음을 지혜로운 마음으로 바꾸어 나가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화끈하고 확실하게, 용광로의 불처럼 자신을 온전히 불태우며 투철하게 살아가야만 한다.

‘2015년 흥사단에서 전국 초·중·고교생의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한 학생이 56%였다. 2012년 47%에서, 3년 후 10%가량 늘어났다. 또 남이야 어찌되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응답은 2012년 36%,에서 2015년 45%로 늘어났다. 이런 결과는 우리 어른들의 심각한 반성을 해야 할 기회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 어른들이 선거 때만 되면 백두산이 무너지나 동해수가 메어지나 외치며 서로 기세등등한 전투솜씨를 발휘하여 권력을 잡아왔다.

권력을 잡고 나면 그 세력을 등에 업고, 걷기도 전에 뛰기 시작하면서 포졸에게 잡혀가면서도 포졸상투에 꽂힌 은동곳도 뽑고, 포도청 문고리도 빼내가는, 개 발싸개보다 더럽고 천한 꼴을 매일 보며 성장해 왔다. 고위공직자, 유명인, 심지어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까지도 감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성장하면서, 교도소 들어가는 것에 대한 면역이 생겨버렸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아이들은 보고 듣고 배운 대로 성장한다.

그래서 10억만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 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라면 가난하여 떠돌아다니면서 얻어먹을망정 범죄는 저지르지 말아야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삶인가? 범죄자가 되어도 돈만 많으면 잘사는 것인가? 열심히 노력하면서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삶이 가장 잘사는 인생 아닌가? 그동안 어른들의 바르지 못한 삶이 청소년들의 인성을 다 버려놓았다. 청소년들은 자칫하면 잘못되기 쉬운 시기이다.

사회지도층들과 어른들의 마음부터 평판에 물 담듯 안정되고 고요한 상태를 유지해보자.

‘나’라는 개인주의가 돈 되는 일이면 범죄도 쉽게 저지르며, 그 결과는 고독과 고통을 동반하여 삶이 더 힘들고 불행하게 된다. 선가에 ‘냉난자지(冷暖自知)’란 말이 있다.

물이 차가운지 뜨거운지는 마시는 자만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죽어서야 저승을 알고, 감옥에 가서야 그 맛을 안다면 어리석은 짓이다. 참새가 어찌 대붕의 뜻을 알랴만, 부자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이 번 돈보다 적게 쓰며 저축하라.’ 참으로 간단하다.

어른들이 국가와 사회, 이웃으로부터 받은 은혜는 머리털을 뽑아 신을 삼아주는 정신으로 갚아나가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 어른들의 삶이 바로서지 못하면 후세들의 인생에도 큰 문제가 생긴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의 소원이 겨우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는 사고가 아찔하지 않는가. 그들에게 바른 사고를 심어주자.

교도소에는 많은 상처를 안고,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소외된 생활을 하는 그늘지고 아픈 곳이다. 죄는 혼자 지었지만 그 벌은 가족 모두가 살점을 도려내는 고통과 오장 육부가 끊어지는 피눈물 속에 함께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울고 계실 수감자들의 어머니를 생각해보라. 이토록 죄를 지은 댓 가는 모든 가족들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게 된다.

가장이 감옥에 들어가면 그의 사랑하는 처자식 부모형제들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텅 빈 방에서 밤마다 배게 머리 적시면서 끝없는 한숨을 내쉬고 있을 것이다.

대한의 청소년들이여! 10억 아닌, 천억이 생긴다 해도 감옥만은 가지마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