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계 환경의 날에 대하여
칼럼-세계 환경의 날에 대하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06 18: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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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세계 환경의 날에 대하여


지난 6월 5일은 전 세계적으로 개최한 제 22회 ‘세계 환경의 날’의 슬로건은 ‘사람과 자연을 잇는다’는 의미인‘Connecting People to Nature’이다. 세계 환경의 날은 환경을 기념하는 ‘유엔환경계획(UNEP-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의 가장 큰 연례행사로, 1972년 6월 5일부터 매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 정화활동부터 야생동물 보호 캠페인까지 세계 각국의 지구인들은 수천 가지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 환경의 날은 UN에서 지정한 환경보호에 대한 전 세계인의 인식과 실천을 촉구하기 위한 날이다. 현재 약 100개가 넘는 국가들이 함께하는 전 지구적인행사로 자리매김 하여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행동을 실천하도록 돕는 글로벌 플랫폼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세계 환경의 날은 인간이 자연을 위해 행동하는 날이기도 하다. 변화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 지구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이 행동에 옮기면 된다. 지역 환경정화활동을 조직하거나, 국가 또는 더 나아가 지구 전체를 위한 활동을 계획해 볼 수도 있다. 새로운 행사를 개최해볼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활동에 동참해볼 수도 있다. 환경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이든 다 좋다.

인간은 과학의 발전을 통해 자연이 인류의 번영에 다방면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해양과 삼림 및 토양이 이산화탄소나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의 광활한 저장고 역할을 하고, 농어업인들에게는 땅과 바다를 통해 식량자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수백만 종의 다양한 생물에서 유전형질을 추출해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수십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농업인들은 ‘자연과 연결되어(connected to nature)’ 매일 농사를 짓고, 지하수가 풍부한 우물과 비옥한 토양에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이들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또는 과도한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대상이 사람들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맑은 공기와 물과 같은 자연물에 금전적인 가치를 매기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부족함을 느끼기 전까지는 자연을 당연시하곤 한다. 하지만 경제학자와 환경학자들은 작은 농장에서 과실수 수분을 돕는 곤충부터 시작하여 하이킹으로 여가, 건강, 정신적 혜택을 주는 히말라야 산맥까지‘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라고 칭하는 자연의 금전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인 ‘사람과 자연을 잇다’를 통해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가 자연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여 살아가는지 생각해 보는 주제다. 자연과 사람 간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한다면, 자연을 소중히 아끼며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자연을 이어 나가야 할 올해의 환경의 날 행사는 정작 사람과 사람도 잇지 못한 볼성사나운 환경행사로 치루어 졌다. 각 기관별로 행사를 개최하다 보니 각 주최측별로 행사참가 요청이 이어져 혼선이 있기도 했다. 개최장소를 두고 지자체간 알력으로 인해 서로간의 사과요구와 책임을 전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과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따로, 환경청 따로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등 환경을 기념하는 행사가 아닌 환경을 훼손하는 행사로 치루어진 듯하다. 중복된 행사로 인하여 예산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행사에 참가하고자 준비하는 환경단체에도 혼란을 주기도 했다.

6월 5일에만 환경의 날을 기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은 아스팔트와 스마트폰 시대, 그리고 현대사회의 복잡함으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켜 준다. 인류와 자연이 함께 번영하기 위하여 ‘사람과 자연을 잇는 진정한 환경의 날’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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