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패륜아가 나온 것은 그 부모 책임이다
칼럼-패륜아가 나온 것은 그 부모 책임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13 18:2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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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패륜아가 나온 것은 그 부모 책임이다


노력과 수단이 뛰어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일 앞에 벌벌 떨며 도살장 들어가는 소처럼 억지로는 하지 말자. “날목생화(捏目生花), 날목공화(捏目空花), 날목지자(捏目之子)란 용어가 있다. 날목생화나 날목공화는 눈을 문지르거나 누르면 없던 꽃을 본다는 의미다.

날목지자(捏目之子)는 이렇게 헛것을 보면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을 지칭한다.

미혹한 사람은 실체가 아닌 것을 실체로 착각하며 고통 속을 헤매기에 날목지자다.

습관은 천성이 되어 그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게 된다. 수행의 목적은 깨달음을 얻어 날목지자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살인죄보다 더 큰 죄가 있다면 허송세월하는 죄이다.

2015년 12월 인천에서 11세 소녀가 아빠에게 감금폭행과 학대를 받던 중 16kg의 외소 한 몸으로 집을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32세의 아빠는 온라인 게임중독자로서 21세의 어린 나이에 애기부터 낳다보니 딸의 입장은 전혀 생각할 줄 모른 철부지 아빠였다.

소녀는 출생 시부터 사랑의 결핍 속에, 몰인정하고 비상식적인 부모를 만난 것이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는 너무 답답하여 콧구멍이 두 개인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필자는 소녀의 조부모가 아들을 키울 때 윤리교육보다는 성적위주의 교육에 전념해왔을 것으로 짐작되어 그분들에게 많은 책임이 있다고 본다. 가정교육은 대물림되기 쉬우므로 자식을 엄히 키우지 못한 소녀의 조부모는 남 앞에 떳떳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할 것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잘 자랄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고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알아본다. 잘못된 교육과 도덕의식의 결함을 전수받은 사람의 신세는 가련해질 수밖에 없다.

공자님께서는 “덕 있는 자는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하였다. 자식을 키울 때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 냉철한 사회인식과 자기절제를 실행해나가도록 지도해야한다.

자녀교육을 잘못 시킨 부모는 돈이 많아도 노후에 빈 자루처럼 맥없이 무너지게 되며, 젊은 시절, 자신의 용맹을 말할 자격까지도 없어진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정직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배울 때 힘과 용기를 얻어, 희망의 목표아래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자식교육을 바르게 시켜놓지 못하면 노후에 다른 친구들은 풍요롭고 넉넉하게 살아가지만 자신만은 풍년거지처럼 서럽게 외톨이로 살수밖에 없다. 이것이 자업자득이다.

어린 시절에 부모의 무섭고 강압적인 태도에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극도로 위축되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 집안에서 패륜아가 나온 것은 조상 탓이거나 집터 잡은 풍수 탓도 아니다. 오직 그 부모 탓이다. 급한 성격과 황소고집, 무정하고 자기중심적이며 괴팍한 내면세계를 갖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없게 된다.

부모는 자녀가 한 인간으로서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하여 제 역할을 다하는 사회인이 되도록 성장시킬 의무와 책임이 있다. 소녀의 아빠는 지금 교도소에 있지 않을까? 교도소는 죄인들을 벌주기 위한 곳이 아니라, 좋은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화하는 장소이다.

뼈저린 뉘우침 속에 새로운 각오를 다짐한 사람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교육장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더 큰 범죄습득의 교육장이 될 수 있는 염려스러운 곳이다. 소녀의 아빠도 이제는 비현실적인 가상세계에서의 허송세월을 청산하고 새로운 각오로 언제나 상대의 입장부터 먼저 생각해 주는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자식교육을 소홀히 한 부모는 항상 풀끝에 앉은 새처럼 매우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노후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서라도 자식교육만은 바르게 시켜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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