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견딘다
세상사는 이야기-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견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14 18:28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견딘다


생명의 위대함과 마주한 순간이었다.

사방은 시멘트 덩어리가 숨통을 막고 있고, 그 앞은 벽이 버티고 섰다.

사람의 손길은 고사하고 비가와도 물기조차 흡수하기 어려운 척박한 곳이다.

시골 폐가(廢家)의 처마 밑 축담과 벽 사이 작은 틈에 도라지가 하얀 꽃을 피웠다.

성장의 악(惡) 조건을 이겨낸 고귀한 자태는 필자를 더욱 작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발길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자니, ‘빅터프랭클 박사’와 ‘사마천’이 떠올랐다.

빅터프랭클 박사는(1905∼1997)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로고테라피(Logotherapy: 의미 치료)’ 학파의 창시자다.

절망과 죽음을 극복한 체험 수기라 할 수 있는 《죽음의 수용소》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프랭클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 3년 동안 수감됐다.

인간이기를 거부당한 비참한 환경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쓰러져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부인과 딸이 나치의 강제 수용소 가스실에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고통, 불안과 절망의 시간 이겨냈다.

사마천은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중국 최고의 역사서로 불리는 《사기》의 지은이다.

그가 48세가 되던 해에 간신들의 횡포로 황제의 노여움을 받아 사형(死刑)에 처해질 위기에 놓였다.

당시 사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한 가지는, 50만 전이란 속전(贖錢 :재물을 바치고 죄를 면함)을 내고 풀려나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남자로서의 치욕이라 할 수 있는 성기를 자르는 궁형(宮刑)을 받는 것뿐이었다.

사마천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궁형을 선택했다.

친구 임안에게 보낸 편지에서 구우일모(九牛一毛)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했다.

‘지금 죽는다면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한 올 뽑는 것에 지나지 않는 보잘 것 없는 죽음이 아니냐’며 삶의 의지를 보였다.

아버지의 유언인 《사기》의 완성이라는 인생 최대의 과업(課業)을 완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생에 걸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목표 완성을 위한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사마천을 가장 존경한다.

꽃의 종류가 다양하듯 각자의 인생도 다르다.

화려한 장미도 좋지만 생명력 강한 도라지도 예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관점의 문제로 상대적이며 주관적이다.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보다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인생의 항로에서 ‘삶의 목표’라는 등대가 없으면 방황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인물들이 주는 교훈은 훌륭한 업적보다도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도전 정신에 있다.
목적지를 향해 뛰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면 조급하게 다시 뛰려하지 말고 천천히 걸으면 된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되듯, 절망의 순간을 희망으로 바꾸는 것도 마음먹기에 달렸다.

살아있다는 것은 가능성의 또 다른 말이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바른 뜻을 세우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은 크든 작든, 중요하든 그렇지 않든 모두 가치 있는 것이다.

필자의 인생 목표는 문남용(文男用) 이름대로 ‘글 쓰는 남자’, 글 꽃의 향기를 전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삶의 꽃을 피울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