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 ‘눈물 속 은퇴’
반지의 제왕 안정환 ‘눈물 속 은퇴’
  • 뉴시스
  • 승인 2012.01.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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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선수생활 모든 것을 누려 행복했다”
▲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츠칼튼 서울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안정환은 지난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으로 ‘축구선수 안정환’이라고 불러보는 안정환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선수로서 모든 것을 누려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정환은 직접 준비한 글을 통해 “(프로)축구화를 신은 지 14년 정도 됐는데 1998년 K리그에 데뷔해서 2012년까지 열심히 뛰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눈물도 터뜨렸다. 기쁨과 은퇴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 순간이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강호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헤딩 골든골을 터뜨려 전 국민적인 영웅으로 부상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토고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7분에 감각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려 해결사 면모를 과시했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 탄탄대로로 해외 경험도 쌓았다.
그는 “다양한 축구를 경험하면서 성공이라면 성공이고 실패라면 실패일텐데 인생에 있어서 행운의 시간이었던 같다. 축구선수로서 월드컵 무대를 3번이나 밟는 등 선수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린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추억들이 있지만 2002년에 영광스런 자리(월드컵)를 통해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더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안정환은 최근까지 국내 복귀를 고려했다. 성남일화의 신태용 감독의 러브콜도 있었고 안정환 자신도 은퇴 시점에 대한 고민이 컸다.
안정환은 “다시 K리그로 오고 싶었고 뛰고 싶었지만 고민을 많이 했다. 생각처럼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힘들었던 1개월이었다”며 “어제까지도 나를 기다려줬던 신태용 감독님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나를 지도해주신 감독, 코치님들과 외국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선배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은 1998년 K리그에서 이동국, 고종수와 함께 트로이카로 축구 붐을 일으켰다. “이동국과 지금은 은퇴했지만 고종수와 함께 1998년에 좋은 상도 받고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축구선수 남편을 위해 묵묵히 뒷바라지에 충실했던 아내 이혜원씨에 대해 “정말 힘들 때 옆에서 지켜주고 잘 할 수 있게 도와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눈물을 터뜨렸다.
은퇴 후에는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안정환은 “오늘 이후로 축구선수로는 이별일지 모르지만 축구 때문에 많은 것을 얻었고 대한민국에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로든 한국 축구를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이젠 더 이상의 축구선수가 아닌 평범한 가장으로서 한 축구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한국축구를 위해서 응원하겠다”고 했다.
1998년 부산 대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안정환은 1999년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후 2000년에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 진출해 커리어를 쌓았다.
이후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 요코하마 마리노스, FC메스(프랑스), 뒤스부르크(독일) 등에서 뛰었고 2007년 K리그로 돌아와 수원삼성, 부산아이파크의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그리고 2009년 다롄스더(중국)로 이적해 축구 인생에 마지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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