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 뜬다
영암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 뜬다
  • 장금성기자·자료제공/한국의 산하
  • 승인 2017.06.22 18:50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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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단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서 바라본 서해 장관
▲ 구정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에 위치한 월출산(月出山·810m)은 강진군 성전면으로 걸쳐 있는 산으로 견고한 석영반암과 분암류로 구성되어 있는 바위산이다. 악산은 아니지만 산행코스가 상당히 험해 어린이를 동반하기는 무리이다. 철사다리가 많고 바위와 돌, 그리고 계단도 많으며 계단간격이 높은 곳이 많다.


영암아리랑 가사 중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는 노랫말이 말해주듯 월출산은 산봉우리와 달뜨는 광경의 어울림이 빼어난 산이다.

서해에 인접해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고 해 월출산이라 하며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신라 때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 때에는 월생산(月生山)이라 불렸다.

산의 최고봉은 천황봉(天皇峯)이며 남서쪽에 연이은 구정봉(九井峯, 743m) 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영암군, 남쪽은 강진군이 된다. 구정봉 남쪽으로는 도갑산, 월각산 등이 있으며 천황봉의 북쪽으로는 장군봉(將軍峯)·국사봉(國師峯) 등이 연봉을 이룬다.

월출산은 호남의 5대 명산인 광주의 무등산(無等山), 순천의 조계산(曹溪山) 등과 함께 솥의 세 발처럼 우뚝 솟아 있다.

소백산계에 속하는 해안산맥의 말단부에 높이 솟은 산체는 기암괴석이 많아 설악산과 비슷하며 남국(南國)의 소금강(小金剛)이라고도 불리며 지난 1973년 3월 서남쪽 도갑산 지역을 합해 월출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가 1988년 6월, 우리나라 20번째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공원 면적은 41.88㎢이며 영암군에 속한 북쪽은 가파른 바위산이지만, 강진군에 속하는 남쪽의 산들은 비교적 산세가 완만한 흙산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 오르면 동시에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으며 월출산의 운해는 평야의 들바람과 영산강 강바람이 맞부딪쳐 천황봉 정상에서 만들어내는 구름바다가 볼 만하다.

월출산의 명물로는 바람폭포 옆의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지상 120m 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폭 0.6m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로 사자봉 왼쪽 산 중턱 계곡에서는 폭포수가 일곱차례나 떨어지는 칠치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공원 내에는 많은 문화재와 사적지가 있다.

천황봉의 정상 가까이에는 거대한 월출산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이 방형의 감실이 만들어진 큰 암벽 위에 조각되어 있고, 사면에는 구절폭포(九折瀑布)와 용추폭포(龍楸瀑布)가 있다.

유명한 사찰도 여럿 있는데 그중 도갑사는 고려때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한 고찰로, 도갑사해탈문(道岬寺解脫門, 국보 제50호)·도갑사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도갑사도선수미비(道岬寺道詵守眉碑,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38호) 등이 있다.

또절의 입구에 있는 구림(鳩林)마을은 도선국사의 어머니 최씨가 빨래터에서 떠내려오는 오이를 먹고 도선국사를 수태했다는 전설과,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건너가 학문을 전하고 일본황실의 스승이 된 왕인(王仁)과 관련된 전설이 남아 있어 역사적으로 이름난 곳이다. 지금도 도선국사와 관련된 최씨원·백의암, 왕인과 관련된 책굴·돌정고개·상대포(上臺浦) 등이 지명으로 남아 있다.

도갑산 남동쪽 성전면 월하리에 있는 무위사(無爲寺)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했는데 무위사극락전(국보 제13호)과 함께 극락전의 아미타삼존불과 관음보살상 벽화가 유명하다. 그 밖에 무위사선각대사편광탑비(보물 제607호)가 있다. 이 절의 동쪽 월남리의 월남사지(月南寺址)에는 월남사지모전석탑(보물 제298호)과 월남사지석비(보물 제313호)가 있다.

여기에서 월출산계곡으로 들어가면 금릉경포대(金陵鏡浦臺)가 있다. 구정봉 정상 아래 미왕재에는 억새밭이 드넓게 이루어져 매년 가을 ‘월출산갈대제’가 열린다.

 

▲ 사자봉을 지나 바라본 조망

월출산 산행기점은 천황사, 도갑사, 경포대, 무위사 등 모두 4곳이다. 대표적인 등산코스는 천황사를 기점으로 해 천황사-천황봉-미왕재-도갑사 코스이다. 월출산 동쪽 천황사에서 시작한다. 영암아리랑 노래비를 지나 바람폭포와 제일 높은 봉우리인 천황봉을 거쳐 구정봉(마애여래좌상), 향로봉, 미왕재를 지나 도갑사 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이 코스는 약 9㎞의 거리로 6시간쯤 걸린다.

영암에서 월출산을 끼고 4㎞정도 남쪽으로 가면 천황사 입구에 도착한다. 천황사 주변은 붉은 동백꽃이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바람골로 불리는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바람폭포에 이르고 그 옆에 월출산 명물인 구름다리가 보인다. 암봉에 걸쳐져 있는 다리를 지나다보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능선 길을 오르면 자잘한 돌밭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다시 암봉 사이를 돌아가며 1시간 걸으면 통천문을 지나 월출산의 주봉 천황봉을 밟게 된다.

정상에서는 장흥군 일대와 목포시, 아득히 두륜산과 무등산까지 보인다. 천황봉의 바위 절경을 즐긴 후 도갑사 쪽으로 1시간 가면 바람재를 지나 9개의 바위 웅덩이가 있는 구정봉이다. 능선에는 연꽃송이, 사자, 뱀의 머리, 매의 부리, 죽순, 붓끝 같은 기암괴봉이 도처에 널려있다.

구정봉에서 향로봉을 지나면 미왕재이다. 월출산 산행중 억새밭이라는 안내표시가 군데군데 있는데 이 억새밭이 미왕재를 말한다. 억새는 그리 볼 만하지는 않다. 여기서 서쪽 계곡길을 따라 도갑사를 향해 내려가면 또 다시 동백꽃들이 산사람을 맞는다.총 산행 소요시간은 6시간이다.장금성기자·자료제공/한국의 산하

▲ 월출산 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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