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합천에 내린 많은 비는 기우제 효과인가
기고-합천에 내린 많은 비는 기우제 효과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26 18: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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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합천고려병원 장장(전 합천군의원)

 
윤재호/합천고려병원 장장(전 합천군의원)-합천에 내린 많은 비는 기우제 효과인가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의 들녘이 타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합천군에서는 25일 오후부터 기우제(祈雨祭) 효과 때문인지 폭우주의보가 내려 합천군청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했다. 합천군 전체 평균 70mm, 율곡면은 117mm, 대양면은 113mm, 가회면은 61mm, 묘산면 41mm 등 많은 비가 내려 합천군에서 가뭄이 해소되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보면 가뭄이 심하면 전통 기우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다고 되어 있다. 24절기 가운데 열째 절기인 하지(夏至)까지 모내기를 못하면 농사가 늦어지므로 서둘러 모내기를 해야 했는데 그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목민심서에는 가뭄이 들때는 백성은 시장을 오가면서 부채질을 하거나 양산을 받는 일 하지 않았으며 양반도 관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기우제란 단어가 무려 3122건이나 나올 정도이다. 농사는 나라의 뿌리였으므로 가뭄이 임금이 나랏일을 잘못해 내리는 천벌이라 여겨 임금 스스로 몸을 정결히 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며 식음을 폐하고 거처를 초가를 옮기고 죄인을 석방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가뭄이 극심해지자 합천군에서는 지난 22일과 23일 오도산(1134m)과 황매산(800m) 제단에서 잇따라 기우제가 열렸다. 기우제에는 전정식 합천문화원장, 하창환 합천군수, 대해사 경덕 주지스님, 필자(합천고려병원 장장, 전 4-5대 합천군의원) 등이 참석해 애타는 농심을 달래는 제을 정성껏 올렸다. 기우제에서 참석자들은 가뭄극복을 위한 간절한 마음과 군민들의 시름과 걱정을 달래주기 위한 마음을 술잔에 담아 하늘에 올리며 비가 내리기를 건절히 빌었다. 특히 하창환 합천군수는 가뭄이 지속되면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기우제를 통해 가뭄으로 고통 받는 군민들의 근심걱정이 조금이나마 달래지고 이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합천군은 한해(旱害)에 대비해 지난 1일부터 가뭄대책상항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예비비 10억원을 투입해 피해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번 기우제 후에 많은 비가 합천에 내림으로써 경남도내에서 유일하게 기우제 덕을 톡톡하게 보았다고 한다.

오도산 기우제에는 대한불교 총화종 대해사 경덕 주지스님과 창녕군 도천면 조계종 반야암 성수 주지, (사)전국불교 법성종 법성 총무원장, 김해식 묘산면장, 최정규 합천농협 조합장, 김동연 합천군체육회 수석부회장, 추찬식 대양면장, 이재호 봉산면장, 이필호 가야면장, 강석정 전 합천군수, 김병화 전 합천군민주평통협의회 의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30분 동안 기우제를 봉행한 뒤 바라춤 살풀이 등을 통해 가뭄에 단비를 내려주기를 축원하고 합천군민의 안녕과 대한민국 국태민안을 기원했다. 특히 강석정 전 합천군수는 기원문에서 “땅이 우순풍조(雨順風調)할 때에 백성들은 격양가를 높이 불렀고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일어날 때 백성들은 근심 속에 전전긍긍 했다”며 “옛부터 그 영험(靈驗)함이 하늘에 통한다는 오도산(吾道山) 신령님이시여. 작년부터 저희는 저수지 바닥을 가려 줄 물을 얻지 못했고 초목의 싱싱한 푸른빛을 애타게 기다려면서 오늘 여기 저희가 정성껏 빚은 술을 드시옵소서. 노하심을 푸시옵소서. 단비를 이 따에 흠뻑 적셔 주소서. 그리하여 푸른 대지위에 저희가 즐거이 춤추게 하소서“ 라고 기원했다.

이같은 간절한 기우문이 하늘이 감동하게 한 것인지 24일 밤에 합천에는 비가 내렸고 25일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합천군 평균 70mm의 많은 비가 내려 경남도내에서 유일하게 합천군이 가뭄해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고 한다. 하창환 합천군수가 직접 기우제 헌관으로 나서고 대해사 주지 경덕 스님이 기원제를 봉행해 기원제 법문이 하늘이 감통하여 합천만 비가 많이 내려다고 군민들은 입을 모은다.

오도산 기원제에서는 솥뚜껑을 사용한 기우제 방편을 전수받아 제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솥뚜껑을 가장 큰 그릇으로 혹은 저수지를 축소한 모형으로 두들겨 비를 받고자 하였던 민간 유래의 전통방식으로 이 시대에 맞게금 변화된 방식으로 기우제를 올렸던 것이다. 어쨋든 오도산과 황매산 기우제는 목마른 합천의 대지에 가장 큰 선물이고 농민들의 농심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금비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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