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행사 자주 참여해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겠다
지역행사 자주 참여해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겠다
  • 김봉철 기자
  • 승인 2012.02.0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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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중, 진주고 출신, 최구식 의원과 고등학교 동기

▲ 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왼쪽)은 본지 황인태 회장(오른쪽)과의 대담을 통해 “1년에 2번, ‘총장과 함께하는 헌혈운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 권 총장에 대해서는 아직 경남도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고향이 어디인가.

-산청이다. 산청군 단성초등학교와 단성중학교를 나왔다. 단성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고등학교 진학했다. 78년도에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진주갑의 최구식 국회의원이 고등학교 동기이다.
△원래는 사범대학을 진학하지 않았나. 그런데 연구자가 되었다.
-그렇다. 서울대 사범대학을 진학했다. 그런데 대학원을 카이스트 화학과에 진학하게 되면서 교사보다는 연구자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당시 서울대 사범대 졸업생들은 학교 교사로 가는 사람들 보다는 다른 곳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도 서울대 사범대학의 당시 그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부인인 김윤희 교수가 같은 과 교수인가.
-그렇다. 연구 분야도 같다. 
△김윤희 교수는 카이스트 역사상 최연소 박사 학위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
-맞다.
△부인이 후배인가.
-그렇다.  △그럼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김 교수를 꼬신 것(?) 아닌가. -김 교수는 자기가 저를 찍었다고 그러더라.

카이스트에서 부인 김윤희 교수 만나

△원래 총장을 하고 싶었나.
-언젠가는 대학을 한번 경영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연구가 재미있나. -제 분야는 재미있다. △어떤 분야인가. -저의 연구영역이 어떤 분야라고 특정하기 보다는 화학이라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화학은 범위가 아주 넓다. 그래서 저도 다양한 분야를 거치게 됐다. 우연히 고분자 연구 실험실로 옮기게 됐고 또 전자 재료 쪽으로 공부하게 됐다. 전자 재료 분야를 공부하다가 유기 반도체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총장이 되기 전까지 연구에 매진했다.
△유기 반도체 분야라는 게 어떤 건가.
-유기 반도체 분야는 2005년에 노벨상을 받은 학문으로 특히 반도체 인쇄 전자 기술이 최근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반도체 인쇄 기술이란 쉽게 말하면 반도체를 만드는 데 인쇄를 통해 한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가 TV를 통해 보면 반도체를 기계가 하나씩 심던데 이렇게 하지 않고 인쇄하면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종이처럼 잉크젯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이외에 유기반도체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또 형태가 균일한 유기반도체 박막을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으며 이는 고성능 유기박막 트랜지스터뿐 아니라 다양한 유기 전자 소재의 인쇄에 응용할 수 있다.
△그럼 공정이 엄청 단순화 되겠다.
-그렇다. 반도체를 인쇄하는 기술은 공정 투자비가 획기적으로 절감돼 반도체 분야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유망한 분야이다.
△그건 엄청난 기술인데 뭐 하러 골치 아픈 총장을 하나. 특허 하나만 받아도 자식 손자까지 3대는 먹고 살 것 같은데.
-하하하~! (권 총장의 큰 웃음소리가 한동안 계속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수입이 줄었다.
하지만 지방대가 최근 어려운 상황이고 경상대학은 더욱 그렇다. 나 혼자 잘 살면 뭐하나. 학교가 튼튼해야 저희 같은 연구진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 학교가 어려운 상황에 있어서 연구실에만 있을 수 없었다.

▲ 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은 총장재임 중 꼭해야 할 일로 “경상대학이 경남도내 대표대학으로 확실히 자리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인쇄기술이 전공분야

△경상대 역대 총장 중 제일 젊다. 젊은 총장에 대한 생각은?
-하우송 전 총장이 경상대 역사상 가장 젊은 총장이었다. 제가 그 기록을 깼다. 총장이라는 직책에 나이가 그리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능력만 있다면 40대 총장도 충분히 학교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직선을 해 보니까 어떻던가. 교과부는 국립대학에서 점차 직선제를 폐지하려고 하는데
-글쎄 저는 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도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운영하는 사람이 제도의 취지를 벗어나 투명하지 못하게 운영하면 제도의 단점이 부각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장점이 부각될 것이다.

△직선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일 좋은 점이 교수님들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선거가 아니라면 그렇게 진지하게 듣지 않을 것이다. 당선되고 나니 이점이 가장 장점이라고 느껴지더라. 왜냐면 대학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학교의 문제점과 현황 파악에 유리하고 계획을 세워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직선제의 단점으로 파벌로 인한 갈등 문제와 인사 문제가 거론되곤 하는데 이 점은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다.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고 특히 인사 문제는 파벌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적합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직선제의 단점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이때 인터뷰에 함께 했던 정우건 대외협력 본부장이 권총장이 인사는 자신에 대한 지지와 상관없이 공평하게 한다고 거들었다. 자신도 권 총장 선거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자리인 대외협력처장을 맡게 됐다고 부연했다.?

△출마할 때 당선 될 거라 생각 했나
-전혀... 당선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 대학경영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급한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지방대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고 경상대도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을 보고 '한번 출마해보자' 하는 생각을 갖고 출마한 것이다.
△어떤 것이든 한 분야에서 정상에 간 사람은 타 분야에서도 자신 있게 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저는 정상에 서 본 적이 없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내가 남보다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어쩌면 이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모자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력하고 자기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도내 대표대학으로 확실히 자리 잡도록 할 것

△권 총장을 유심히 보니 지역행사에 자주 참여하더라. 이전의 총장들은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점은 잘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상대학교는 거점대학이다. 전국을 대표하는 거점대학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에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실천하는 일환으로 가급적이면 지역행사에 참석하려고 한다.
△권총장의 지적대로 경상대학이 지역과는 그리 밀접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지역민들도 경상대학에 대해서 잘 모른다. 아직도 예전의 진주농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저도 그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예전의 진주농대와 지금의 경상대학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난다. 특히 논문수준이 그렇다. 논문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이라는 기준이 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우리대학의 수학과가 우리나라에서 1위이다. 전 세계에서 인용하는 1%안에 들어가는 논문 수가 서울대학보다 더 많다. 사실 엄청난
일이다. 아마 지역에서는 모르고 있을 것이다. 또한 농생명 분야에서는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차세대 바이오그린 21' 사업 연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특성화된 분야의 실적이 우수하다.
△총장 재임 중 이것 하나는 꼭 하겠다. 이런 것이 있나.
-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찾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거점대학이 뭐냐.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거점대학은 한마디로 도를 대표하는 대학이다. 거점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종합대학으로 의과대학이 있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을 충족할 때만 주어지는 명칭이다. 경상대학은 경남의 거점대학이다. 그런데 그 위상이 높지는 않다. 그래서 재임 중 전국을 대표하는 거점대학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이다.

총장직 한번으로 족해, 퇴임후 연구활동 전념

△도청 소재지가 있는 창원으로 학교를 옮기는 것은 어떤가?
-경쟁력 있는 일부 학과가 옮겨 가는 것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학교 본부를 포함한 전체가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점 대학의 요건 중에 '도청 소재지에 있는 대학'이라는 조건이 있긴 하나 진주와 역사를 함께한 경상대를 옮기는 것은 전통성의 측면에서 볼 때도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국립대 통합 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는데 창원대, 과기대 등 국립대와의 통합 문제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통합문제는 그리 급한 게 아니다.
△최근 기성회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반값등록금, 기성회비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기성회비문제는 언젠가는 털고 갔어야 할 문제였다. 이번이 그런 계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러나 재정이 확보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로서는 입장을 정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많다.
△경상대학이 진주지역에서 하나의 섬으로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이 적어서 그런 것 같은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없나.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것은 봉사 활동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1년에 2번 정도 '총장과 함께하는 헌혈'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경남의 발전을 위해 혁신도시와 학교가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너지 효과가 날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학교의 특성화 대학인 항공대와 사천의 한국 항공과의 연계와 앞서 언급한 농생명공학대의 우수한 인재와 기술을 이용해 산업적 연계를 통해 농업에 기반한 의료분야의 개발 등과 통영의 해양대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해양 식물을 이용한 천연물 신약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지역 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지역민들과 학교가 좀 더 가까워 질수 있도록 가좌천과 운동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특히 가좌천은 지난해 '고향의 강'으로 선정되어 300억 투자가 확정됐다. 가좌천이 새 단장을 하면 현재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좌 둘레길과 시민들에게 좋은 휴식처를 제공해 학교와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
△총장은 한번만 할 건가.
-이번으로 끝낼 생각이다. 퇴임 후에는 본업으로 돌아가 평생 아내와 함께 고분자 반도체 연구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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