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세 가지 질문
세상사는 이야기-세 가지 질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7.05 18:3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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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세 가지 질문


산에서 행운을 만났다.

지난 주말,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 시골에 있는 아버지 산소에 가는 길 이었다.

더운 날씨에 연신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데 등산화 끈이 풀렸다.

조금 더 걸어서 우리 밤나무 산에 있는 느티나무 그늘로 가 쉬기로 했다.

둘이 앉으니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납작한 바위 옆에 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나무의 나이도 서른 중반이다.

신발을 벗는데 바위 옆에 네잎클로버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프랑스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알프스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이 떠올랐다.

학창시절, 문제집이나 책받침에서 자주 봤던 익숙한 그림이다.

아들에게 네잎클로버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다.

나폴레옹이 포병장교 시절 말을 타고 전쟁터로 가던 중이었다.

발밑에 네잎클로버가 눈에 들어와 허리를 숙이는 순간 총알이 등 뒤로 날아갔다.

덕분에 나폴레옹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때부터 네잎클로버가 ‘행운’을 의미 한다고 전해진다.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흔하게 볼 수 있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를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임을 잘 모른다.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 보고서 2016’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 157개국 중에서 덴마크가 1위, 우리나라는 58위에 머물렀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22위), 태국(33위), 대만(35위), 말레이시아(47위), 일본 53위다.

우리나라는 국민총생산(GDP)이나 건강기대수명 등 객관적인 지표는 높은 편이나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 사람들은 행복비결로 ‘휘게(Hygge)’를 꼽았다.

휘게는 ‘여유롭고 넉넉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나 틈을 내어 실천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행복의 기준을 ‘관계’, ‘따스함’, ‘친밀함’, ‘평등함’에서 찾는다.

가족과 친구, 이웃, 직장 동료 등과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이어가며 좋은 분위기, 감정을 공유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진정한 행복은 물질보다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 하면서 얼마나 좋은 감정을 공유 하느냐가 관건이다.

사람은 인간관계 속에서 기쁨과 행복,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면서 인간이 느끼는 가장 좋은 감정은 ‘사랑’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행복하기 위함이다.

사랑도 좋은 감정들이 조금씩 쌓여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은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준다.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 ‘가장 좋은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허울 좋은 하눌타리’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훌륭하나 속은 보잘 것 없다’는 뜻이다.

멀리 있는 행운을 쫓으려 가까이 있는 작은 행복을 놓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일상에 충실하면서 직장, 사회, 가정에서 작은 즐거움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간다면 나폴레옹 부럽지 않는 삶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은 세 가지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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