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진실과 거짓 사이
아침을열며-진실과 거짓 사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7.11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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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진실과 거짓 사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추대표는 국민의 당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제보조작‘ 사건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당시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몰랐다는 건 머리 자르기” 머리 자르기라는 신조어를 듣는 순간 웃음을 뿜었다. 추대표 말의 논리로 보면 박지원과 안철수가 제보조작 사건의 머리(수뇌)이고 두 사람이 몰랐다고 딱 잡아떼고 사건 밖으로 나앉으면 머리 자르기라는 뜻이 된다. 이에 국민의당은 팔짝 뛰며 국회보이콧에 들어갔다. 즉 박지원과 안철수는 제보조작 사건의 머리가 아니라고 딱 잡아떼는 것이다.

딱 잡아떼다 못해 추대표에게 사과를 하라고 난리다. 몇몇 언론들도 사과하고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된다고 말한다. 이를 어찌 들으면 국회를 공회전시킨 건 추대표인 것처럼 들린다. 박지원과 안철수가 머리이든 아니든 뭔가 이상하다. 여당이 무슨 죄인도 아니고 말 한마디 못하고 끽 소리없이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해야 할까? 추경 예산 심의가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순 억지꾼들과 뭘 하란 말인가? 큰 잘못을 저지르곤 그걸 뒤집어 상황을 전환하고 싶은 때에 마침 추대표가 입바른 소리 한 번 하자 너 때문이야라고 소리 지르는 것과 같다.

개인적으로 박지원 전 대표가 가장 이상하다. 당 차원에서 제보조작이라고 스스로 고백을 한 데 이어 조작된 제보의 의혹을 조사하라고 일차 적반하장을 했다. 박지원은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우리나라 지도자급 정치인이다. 최소한 말의 단순논리는 맞아야 한다. 애초 의혹이 될 만한 게 없으니까 조작을 한 것 아닌가! 의혹이 명백했다면 조작없이 폭로만으로도 원하는 것을 얻었을 것인데 ‘제보조작’이라는 범죄를 저질렀을 일이 없다. 박지원의 눈에는 우리 국민이 이래도 속고 저래도 속는 바보로 보이는 모양이다. 아마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때가 된 듯하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또 어떤가. 제보조작이라는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사건이 자신의 당에서 일어났다. 바로 안철수 전 후보를 대통령으로 세우기 위해 벌어진 조작사건이다. 그가 그 사건의 머리이든 꼬리이든 나중에 따져도 된다. 우선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알았던지 몰랐던지 그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실을 알았더라면 당당히 자진 출두해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 설령 몰랐다고 해도 속은 국민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 제보조작이라는 범죄까지 불사한 동료들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그런 책임지는 자세에 목마르다. 지난 9년 간 하도 속고 속아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진리인지 진리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이제 우리도 아리까리하다. 이런 때에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이 솔선해서 진실만을 보여주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어 국민들을 격려하며 진실과 진리를 복원해야 한다.

그런데 안철수 전 후보는 지금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자기는 조사 따위는 받아서는 안 되는 제왕 같은 사람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 감히 나를 의심하다니,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입니까?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보입니까?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를 엠비 아바타로 보는 겁니다” 그가 숨어서 나타나지 않으니 우리 국민은 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그럴수록 국민들의 마음은 그로부터 멀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민을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된다.

국민은 또 상상한다. 저러고 두어 달만 버티면 국민은 잊어먹을 것이다. 그때 슬그머니 나와서 ‘저 갑철수도 아니고 엠비 아바타도 아닌 나아가 안철수도 아니고 더욱이 안촬스도 아닌 강철수입니다’하며 나타나면 국민들이 왕왕대며 그를 지지할 줄 알면 절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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