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회장을 이해하기 위해
아침을열며-회장을 이해하기 위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7.18 18:0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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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회장을 이해하기 위해


종근당~ 라디오에서나 티브이에서 광고하는 걸 하도 많이 들어선지 종근당이라는 말이 보통명사인줄 알았다. 어디 유명한 지명이거나 서울 한복판의 유서 깊은 나무이거나. 며칠 전에 알게 됐는데 이는 종근당의 앞의 두 글자는 이 제약회사를 설립한 사람의 이름이었다. 전후에 제약회사를 설립, 승승장구했다. 우리 서민들은 의료보험이 의무화되기 전이라면 더더욱 병원에 갈 돈이 없으니 주로 약국을 이용해서 병을 달래왔다. 약을 팔아서 돈을 번다는 건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재벌이 됐고 설립자는 죽고 이어 그의 아들이 회장이 됐다.

이 회장은 돈을 벌기가 아버지보다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종근당이라는 회사의 덩치가 어마어마해진 데에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이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일까. 아버지를 이어 재벌 회장이 된 회장은 폭언과 욕설의 대가가 되었다. 특히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기사님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다가 꼬리가 잡혔다. 우리는 일삼았다는 말에 주목해야겠다. 습관적으로 욕을 했다는 것이다.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찍찍 했다는 것 아닌가!!! 먹고 할 일이 없었던 것일까? 욕을 안 하면 소화불량이라도 걸렸던 것일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 욕을 찍찍 입에 달고 살게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욕을 입에 달고 살게 된 까닭이 짐작되지 않는다. 자고 나면 회사가 돈을 착착 벌어다 주겠다. 눈만 뜨면 회장님~ 회장님~~ 하며 추종하는 아랫것들이 줄을 서있겠다 뭐가 문제인가 말이다. 우리 서민들로서는 도대체 그의 추행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나름의 고충은 다 있겠지. 어떻게 하면 약을 더 많이 팔아서 돈을 더 더 더 많이 쌓을까, 눈에 거슬리는 다른 재벌들 위에 떡하니 폼을 잡아볼까, 권력자까지도 무릎을 꿇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등 등, 온갖 잡다한 고충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무지한가. 이미 돈이 많아 재벌의 회장이 됐는데 그 위에 무슨 더 그럴싸한 똥폼을 또 잡아야 되겠는가. 그 따위 말대로 잡다한 걸 못해서 열 받아서 되잖게 운전기사님들에게 화풀이로 욕을 하면 그게 어디 사람인가. 기사님들은 그의 차를 운전하면 50만원을 더 받았다고 한다. 얼마나 욕을 당했으면 그걸 욕값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세대라면 모를까 그가 어디서 욕을 배웠을까? 태어나면서부터 회장님의 아들이었으니 누가 그에게 쌍욕을 했을까. 그러니 욕을 배울 기회가 없었을 것 아닌가. 모지리, 모리지, 상 모지리!!!

인생을 배워야겠다. 인생은 즐거운 거라는 걸 배워야겠다. 어떻게 하면 즐거운 인생을 즐겁게 살것인가에 대해 배워야 한다. 말 나온 김에 저런 모지리들을 상대로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강의하면 성공할 것이다. 하긴 저런 사람들은 오만이 하늘을 찌르니 어디서 배우지 못한다. 다 자기만 잘난 줄 아니까. 그래도 시간이 나는 대로 춤을 배워서 추면 어떨까? 천천히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갈아보면 어떨까? 격식 차릴 것 없이 큼직한 붓에다 진한 먹물을 찍어 무어라도 그려서 평소 자기를 위해 노고한 사람에게 선물을 하면 좋을 텐데. 뜻모를 먹물그림이 약소하다 싶으면 사임당이 그려진 것 두어 장을 애들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주게, 하며 건네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 방방곳곳 오지만 찾아 여행하는 건 어떨까? 어렵게나마 진지하게 사는 사람들을 찾아보면 어떨까? 꽃을 가꾸어보는 것 또 어때? 말타기, 차타기, 물타기는? 물타기는 빼고.

너나 없이 인생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공장이다. 그 공장을 끊임없이 가동해야 한번뿐인 인생이 안 아깝다. 내 마음이 즐겁고 사회에 플러스 되는 일만 해도 다 못하고 다음 세상으로 떠나야 한다. 부디 최소한 내 자신의 인생에 진정으로 도움되는 일만이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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