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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웃고 싶다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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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0  18: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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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웃고 싶다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겨나도 모르게 좀 찌푸리고 있었더니 아내가 억지로라도 웃어보라고 권했다. 어디서 들었는지 억지로 웃는 웃음도 뇌를 착각하게 만들어 실제로 즐거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핫하하 큰소리로 웃어봤다.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별효과는 없는 것 같다. 억지로가 아니라 실제로 좀 폭소를 해봤으면 하고 바랄 때가 많다. 그런데 그런 기회는 의외로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누가 조금만 웃겨줘도 일부러 2배 이상 부풀려서 과도하게 웃어보기도 한다. TV를 볼 때도 그런 편이다.

하여간 좀 웃고 싶다. 폭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실없는 웃음 정도라도 고마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웃을 거리가 하나 생겼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웃 일본에는 ‘센류’(川柳)라고 하는 문학 장르가 있다. 저들의 전통시가인 ‘하이쿠’(俳句) 형식(5・7・5 정형시)에 하이쿠처럼 특별한 규칙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세간의 일들, 인간사의 행간을 빗대어 표현하는 일종의 해학문학이다. 해마다 모 기업에서 이 ‘센류’를 공모해 우수작을 발표하는데 그 중 몇 개가 나에게 웃음을 선사해준 것이다.

이런 종류의 문학은 사실 번역이 거의 불가능하다. 번역을 하면 그 순간 맛이 죽어버린다. 그래도 어쩔 수는 없으니 번역해서 몇 개를 소개해본다.

「パパお風呂」 入れじゃなくて 掃除しろ
‘여보 목욕’, 하세요가 아니라 ‘하게 닦아둬’
病院でサミットしている爺7
병원에 모여 정상회담 중이신 할배들 세븐(* 爺[할배]와 G는 일본어로 발음이 같음)
「後でやる!」 妻の顔見て すぐにやる
‘이따가 할게!’ 아내 얼굴 보고는 후다닥 착수
守ろうと 誓った嫁から 身を守る
지켜줘야지 맹세한 아내한테 나를 지켜줘
記憶力 ないから楽し 再放送
좋던 기억력, 떨어지니 즐거운 TV 재방송
「あれとって」 ママ口動くパパ動く
‘저거 좀 줘봐’ 엄만 입 움직이고 아빤 움직임 ㅋ~
「誰の指示?」 数分前の 貴方です
‘누구 지시야?’ 조금 전 직접 하신 지시잖아요
見て学べ? どうりで部下が育たない
‘보고 배워라?’ 어쩐지 부하들이 엉망이더라니
娘来て 『誰もいないの?』 オレいるよ
딸이 놀러와 ‘아무도 집에 없어?’ 나 있잖아
入歯見て 目もはずしてと せがむ孫
틀니 보더니 ‘눈도 한번 빼봐요’ 조르는 손주

일본 사람들도 대충 이렇게 웃으며 살아간다. 드세진 마누라 눈치도 보고, 노인들은 병원에서 노닥거리고, 세월과 함께 기억력은 점점 쇠퇴해가고, 직장 상사라는 것들은 순 엉터리고… 그런 집에서 나와 그런 회사에서 부대끼다 또다시 그런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결국은 병원 신세다. 보통 사람들의 삶이란 게 대충 그런 것 아닌가. 이웃나라도 다 그렇구나, 그렇게 공감하면서 잠시나마 웃을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가 없지 않을 터.
웃을 일 없는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도 이 정도의 해학쯤은 좀 살아 있다면 좋겠다. 이런 걸 위해 나서줄 기업이나 신문사는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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