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교육 현장
아침을열며-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교육 현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10 18:19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상콘텐츠학과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상콘텐츠학과 교수-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교육 현장


100여명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한 교실에 모여 선생님만 쳐다보고 있다. 전등은 있으나 불이 들어오지는 않아 어두운 교실. 창문은 형태만 갖추고 유리도 없이 그냥 뚫려 있는 시멘트 벽면. 책상과 의자는 5명 정도가 하나를 쓰는 긴 형태로 거의 엉덩이만 걸치고 있는 모습이다.

학생들의 손에는 몽땅 연필 한 자루와 재생지로 만든 작고 얇은 노트 한 권. 교과서라고 부를 수 있는 교재는 없다. 학생이 바라보고 있는 시멘트벽에 녹색 페인트를 칠한 부분이 칠판인가 보다. 분필로 뭔가가 쓰여 있지만 읽기가 힘들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질문에 모두 한 목소리로 답을 한다. 아마도 미리 준비를 한 듯하다. 이것은 4년 전 내가 방문했던 아프리카에 있는 나이지리아라는 나라의 초등학교 공립학교의 교실 모습이다.

반면에 사립학교는 한국의 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한 교실에 학생 수는 30여명. 모두 교복을 갖추어 입고 조용하게 수업이 진행되는 깨끗한 교실. 가운데는 초록색의 칠판이 있고, 옆쪽에는 스크린이 내려와 있다. 교사는 컴퓨터와 빔프로젝트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책상과 의자는 개인별 하나씩 사용하고 있다. 책상 위에는 교과서와 노트, 여러 자루의 연필이 든 필통을 가지고 있었고,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공책에 받아쓰고 있다.

40여년 전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을 회상해 본다. 나무 책상으로 된 교실에는 50여명의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수업은 초록 칠판에 하얀 분필을 가지고 쓰는 선생님의 필기로 시작되었고, 우리는 열심히 그것을 공책에 받아 적는 것이 일이었다. 장학사나 외부인이 학교를 방문하는 날에는 방문을 대비해서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질문자와 대답자가 정해지고, 선생님의 수업 내용은 여러 번의 예행연습을 통해 보여주기 수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이랑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숙제를 하거나 참고서에 나와 있는 연습문제를 풀면서 하루 배운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게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라 생각하면서 초·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늘 그렇게 생활을 했다.

우리 부모님의 세대는 일본 식민지 시대의 교육과 전쟁을 겪으면서 학교라는 곳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고, 학교에 가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과 갈 수만 있다면 사실만으로 행복한 시절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어떤가요? 학교는 그냥 졸업을 위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니고 있지는 않은가요? 공부는 학원에서 하거나 인터넷의 교육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영상을 보면서 혼자 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 선행 학습이 행해지다 보니 학교 공부는 재미가 없고, 많은 분량의 공부를 해야 하기에 밖에서 뛰어놀 시간조차 없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 초등학교는 모듬 수업과 융합 교육 수업으로 한창 재미나게 수업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입시 위주의 수업 방식이라 상위 10% 정도만 수업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엎드려 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학교의 기능이 바뀌고 있다.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도 바꾸고 있다. 지식 전달의 기관이 아니고 정보 공유의 기관으로 바뀔 것이고, 교사의 수업 형태도 바뀌어 학생 중심의 교육,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학습 전략을 배우는 곳이 될 것이다. 고등교육 기관으로의 진학을 위한 목적은 바뀌지 않겠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 내용은 바뀌고 있고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암기 위주의 공부가 성적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미래의 삶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기에 우리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선생님들은 수업 방식을 바꾸고 수업 내용도 바꾸고 있다.

또한 바른 교육을 걱정하는 부모는 앞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의 인성은 올바른가? 우리 아이는 혼자의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 아이는 빠르게 바뀌는 미래 사회에 잘 적응할 수는 있을까? 우리 아이가 잘하는 부분, 숨겨진 재능을 찾아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중심이 바로 서 있는 아이로 길러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