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들의 수고를 덜어주며 살아가자
칼럼-남들의 수고를 덜어주며 살아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22 18:3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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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남들의 수고를 덜어주며 살아가자


피서객들이 남기고 떠난 쓰레기더미의 현장사진을 보면 공중도덕도 염치도 없는 것 같다. 양심 불량한 짓을 반복하면 양심의 모서리가 무디어져서 감각이 없는 죽은 영혼이 된다.

환경미화원들은 엄청난 쓰레기더미를 넋을 놓고,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저 많은 쓰레기를 치울 생각을 하면 충격적이며,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함부로 버리고 간 나무젓가락 하나만 보아도 최하 20년 이상은 살았던 나무일 것이다.

그 나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쇠톱에 잘려 공장으로 실려가 재단된 후, 과산화수소, 표백제, 곰팡이 제거제 등 약품과 함께 푹 삶기는 과정을 거쳐서 나무젓가락으로 변신 되었다.

이렇게 긴 세월을 거쳐서 만들어진 나무젓가락은 기껏, 라면이나 김밥 먹을 때의 짧은 시간동안을 쓰고 버렸지만 땅속에서 썩는 대는 수 십 년의 기나긴 세월이 걸린다.

실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썩는 동안 나무젓가락에 들어있던 각종 약품들은 토양을 오염시키게 될 것이고, 그 오염은 다시 우리들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쓰레기양도 엄청나지만 멀쩡한 돗자리는 왜 버리고 갔을까? 큰 비가 오는 날 저 많은 쓰레기들은 계곡과 호수, 바다로 떠내려갈 것이며 그것들을 다 건져낼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자학 어린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 쓰레기들은 기후변화와 토양오염으로 결국 우리들에게 반드시 되돌아오게 되어있다.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더러운 양심부터 버리고 오자.

사람이 가지 않은 곳에는 쓰레기가 없다. 오직 사람만이 쓰레기를 남기고 떠난다.

그래서 쓰레기는 인류문명의 찌꺼기다. 그렇다면 현대문명을 결코 수준 높다할 수 없다.

쓰레기통에 분리수거 안내문까지 붙여놓았지만 아직 한글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인지 온갖 쓰레기들이 뒤섞인 채 휴지까지 둘둘 말아 쓰레기통 밖까지 넘쳐난다.

행여, 관광지의 음식 값과 숙박료가 너무 비싸 화가 나서 버렸을까? 한심한 일이다.

밤새도록 그 많은 쓰레기를 치우고난 미화원들은 뼈마디가 쑤시고 욱신거릴 것이다.

어떤 행위를 할 때는 먼저 그 상황에 대한 이해부터 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깊은 생각을 하고나서 바른 결심아래 실천에 옮겨야한다. 남에게 수고를 더해주는 사람보다 남의 수고를 덜어주는 사람의 미래가 훨씬 밝다. 남의 수고를 가중시키며 살아간 사람은 식견이 좁아 자기의 욕망과 편의에만 집착한 결과이기에 비참한 말로를 향해 뛰는 격이 된다.

공익정신을 발휘하여 넓고 크게 생각하며, 남의 입질에 오르내릴 짓은 하지말자. 성철스님은 제자들에게 “자기를 바로 보라. 남을 위해 기도하라. 남모르게 남을 도우라.”하셨다.

양심을 속이지 말고, 남의 입장도 생각하며, 남모르게 남을 도우며 살아가자.

육체적인 불구보다 정신적인 불구가 더 구제 받기 힘들고 치유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만의 편리를 위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린 사람은 정신적 불구로써 죽었다 깨어나도 전망 없는 인간이다. 세상을 향해 좋은 파장을 내보내자. 내 마음의 파장은 남에게 미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나에게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내가 끈질기게 좋아하는 파장을 보내면 그 사람도 결국 나를 좋아하게 된다. 또 누가 나를 좋아하더라도 내가 싫어하는 파장을 계속 보내면 그 사람역시 나를 싫어하게 된다. 버려진 쓰레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버린 사람들에 대해 아주 나쁜 파장을 보내게 된다. 남을 이롭게 해야만 자신에게도 이익이 온다.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면 결국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탔기에 한 사람이 어려워지면 다 같이 어려워지므로 남의 수고를 덜어주며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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