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골프장 농약 사용량 6년새 40t 급증
칼럼-골프장 농약 사용량 6년새 40t 급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22 18: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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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골프장 농약 사용량 6년새 40t 급증/10곳 중 6곳에서 잔류농약 검출


스크린 골프의 확산으로 골프는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골프장은 늘어나고 농약 사용량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의 골프장은 507곳으로 2010년 396곳에서 111개로 약 28%가 증가한 것이다. 그중 부산경남지역은 2016년 대비 49곳으로 2곳이 증가하고, 내장객은 년간 440만명으로 경기권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골프장이 늘면서 전체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의 규모도 2010년 115.8t에서 155.3t으로 39.5t가량 늘었다. 농약 증가율은 34.1%를 기록하고 있다.

골프장은 잔디와 조경용 수목 등을 관리하기 위해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등의 농약을 다량 사용한다. 골프장 증가에 따라 사용하는 농약도 급증하는 건 당연한 이치. 그러나 골프장 사용 농약에 대한 규제기준이나 정확한 통계 등이 없다는 건 결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다. 골프장을 찾는 이용객들과 종사자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고, 골프장 인근 토양환경은 물론 지하수 오염으로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6일 환경부에 따르면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와 경기도 용인의 ‘88CC’가 농약 총사용량 1, 2위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스카이72는 2010년, 2013~15년 등 모두 4년에 걸쳐 가장 많은 농약을 골프장에 뿌렸다. 용인 88CC는 2011~12년 2년 연속 최다 사용 골프장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은 모두 261개(2015년 기준)로, 이 가운데 살균제가 113개로 가장 많고, 살충제 71개, 제초제 66개 순이다. 골프장들이 사용한 농약의 성분에 있어서도 페니트로티온(살균제)이 총 16.7t(10.7%) 뿌려져 가장 많았고, 이어 티오파네이트메틸(5.8%·살충제), 만코제브·메탈락실(5.8%·살충제) 등의 순이었다.  잔디를 상하게 하는 벌레와 균을 막기 위해 살균제와 살충제를 지속적으로 살포하는 것이다.
 
농약사용량의 증가 못지않게 심각한 점은 골프장의 10곳 중 6곳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환경부의 ‘2015년 국내 골프장 농약잔류량 검사 결과’를 보면, 507개 골프장 가운데 315곳(61.2%)에서 잔류농약이 발견됐다. 건수로는 무려 2646건에 달한다. 잔류농약 검출 골프장 한 곳에 평균 8.4건 이상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골프장에서 호흡에 의한 농약 노출량 조사’ 연구에 따르면 골프장 운영과정에서 잔디와 수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농약은 병해충 방제 외에도, 휘발·토양층 잔류, 빗물에 의한 유실, 지하수층 유입 등 수질과 토양 오염 문제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골프장내 토양과 수질에 적용할 수 있는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없다보니 전국 골프장의 60% 이상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현상이다. 골프장으로서는 지키고 싶어도 지킬 기준이 없는 셈. 농약 전문가는 “우리나라 현행법상 골프장에서 고독성 농약을 사용할 수 없으나, 농약 등록기준은 고독성 농약성분이 다른 성분들과 섞여 희석돼 독성이 약해지면 등록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저독성 농약 속에도 고독성 성분이 잠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농약은 장기간 노출 시, 악성종양, 신경계질환, 생식기계질환, 호흡기계질환 등의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 일반 농약도 중독빈도가 증가할수록 우울 증상 등의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독성이 낮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2016년 기준 연간 골프장 이용객(누적)은 3673만여명에 달한다. 이처럼 골프장 이용객이 증가하는 만큼 골프장의 농약사용에 대한 정부당국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부산경남지역의 골프장은 49곳 964홀. 진주, 사천만하더라도 5곳 72홀의 골프장이 있다. 대다수의 이용객들은 골프장의 농약사용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농약사용에 대한 별도의 규제 기준이 없어 농약사용량은 점차 늘어만 가고 있다. 골프장 증가는 지역주민의 건강 피해와 환경피해도 늘어나고 있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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