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지리산향기40-무엇이 먼저인가?
도민칼럼-지리산향기40-무엇이 먼저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23 18:22
  • 1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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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무엇이 먼저인가?



한동안 미국 트럼프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미사일을 가지고 ‘쏘겠다, 그러면 가만 안 있는다’ 로 설전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또 전쟁 시나리오에 시달렸다. 우리 땅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전쟁을 벌이느니 마느니 하는 동안 사람들은 이제 전쟁이라는 단어에서 점점 무뎌져 가고 안보는 중요한 것임에도 관심사에서는 멀어져가는 듯 하다.

전두환씨가 회고록을 낸 것을 기점으로 영화 <택시운전사>가 나오더니 급기야 그날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가 포문을 열 듯 나온다. 1980년 5월 미국 CIA정보에 의하면 북한군의 특이한 동향이 없음에도 비행기에 폭탄을 장착하여 광주로 가게 하려고 준비했다는 경악스런 사실이 연달아 증언으로 나오고 있다.

그 와중에 살충제 달걀사건이 터져 나왔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의원으로 선출된 김승희 국회의원이 식약처장인 류영진 처장을 상대로 조목조목 따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건복지부 위원답구나 했는데 ‘왠 걸?’ 그녀는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식약처장을 지낸 사람이었다. 그 당시부터 산란장 닭들의 진드기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농장주들이 식약청에 살충제를 쓰는 게 염려가 되어 물으니 절차 운운, 반응도 없었다는데 이제 야당이 되니 거꾸로 따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추가된 전형으로 보여 씁쓸하다.

전쟁, 역사, 진실에 앞서 당장의 먹거리가 사람들의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앞의 두 이야기와 세 번째 이야기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우 관련이 깊다.

생명이 먼저인가 아닌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명보다는 정치와 제 나라의 이익과 자존심으로 설왕설래가 벌어지는 세계사, 생명보다는 자신들이 잡을 정권이 우선인 정치사, 생명보다는 효율성과 이익이 우선인 경제사에 이득을 보는 이들은 누구인가? 이번에 사람들이 더욱 놀란 것은 친환경을 인증 받은 곳의 농장에서 나온 달걀이라고들 한다. 그 친환경은 또 누구를 위한 친환경이었는지?

그런데 달걀만 문제일까? 소는? 돼지는? 닭은 또 어떤가? 벌써부터 구충제 과다 복용된 닭들이 시중에 그동안 판매되었다고 한다. 모든 양식장에 물고기들도 항생제사료를 과하게 먹는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듣는다. 그러면 바다에 나는 것들은 안심인가? 후꾸시마 해류를 타는 고등어 명태의 방사능 오염도 장난이 아니라 하고 유전자를 변형시켜 만든 GMO 식품의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어느 곳에도 생명이 사람이 먼저인 곳이 없다.

지리산자락 산청에는 달걀을 생산하는 간디농장이 있다. 최세현 대표는 숲의 생태를 말해주는 숲지기로도 알려져 있고 진주환경연합대표도 오래 맡고 있다. 그는 생명이 우선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생명평화운동가이다. 그가 하는 농장에서는 AI로 북새통을 이루던 때에도 전혀 영향 없이 닭들이 잘 자라주었다고 한다. 지역마다 진짜 생명을 우선하는 친환경인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농장이 크지 않고 직거래로만 판매를 한다.
지리산행복학교를 하다 보니 귀촌 귀농에 대한 문의를 종종 듣는다. 학생들 대부분이 도시에서 오는데 언젠가는 시골에 가서 살 꿈을 꾸는 이들이어서 귀농해서 먹고 살 거리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묻는 경우에 최세현 대표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해준다.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반나절만 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삶을 말하면 모두들 눈이 빛난다.

먹거리가 정말 걱정이라면 식약청의 검사정확도만을 가지고 따질 일이 아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이들이 먹거리를 다루도록 해야 한다. 그런 철학을 가진 이들이 지도자로 있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앞으로 동물복지법을 개선해서 지금과 같은 사육 환경을 고쳤으면 좋겠다. 우리도 친환경이라면 동네 가까이 축사가 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동물들의 사육환경을 꼭 점검해 보길 바란다.

사는데 무엇이 먼저인가? 생명이 먼저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아야 사람의 삶도 존중받는다. 이번 파동으로 우리 자신도 좀 점검해 보자.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만큼 나또한 생명평화적인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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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 2017-08-26 11:31:32
지리산행복학교가 백운산 아래 광양 다압으로 이사갔나요 섬진강이 잘 보이는 곳에서 시상이 새롭게 생생할 수 도 있겠네요 진주시 장대동 시장 옛 동명극장 터전에 새 키피솦이 생겼으니 오세요 키피도 마시고 막걸리도 마실 수 있어요 참 키피값은 각자 내는 걸로 합시다 하동 느리게 걷기 책을 가져 오시면 키피는 내가 지불합니다. 9월에는 언제든지 가능해요 추 추 010-5777-6640 추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