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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어떤 미래?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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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3  18: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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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어떤 미래?

볼일이 있어 잠시 대전에 다녀왔다. 택시를 탔는데 이동하는 도중에 기사양반이 무슨 이야긴가를 하다가 흥분을 하며 한참 동안 열변을 토했다. 핵심인즉슨 나라꼴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흔히 하는 보혁 갈등? 그런 정치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양반이 성토한 것은 이른바 ‘탁상행정’이었다. 행정의 결과는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너무너무 중요한 것인데 그걸 진짜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현장에 나와 그 결과를 예측하며 자기 일처럼 진지하게 고민하는 공직자가 거의 없다는 취지였다. 계획도 집행도 모든 게 너무나도 엉터리고 그 결과 시민들은 불편을 겪고 결국 엄청난 세금만 낭비된다는 것이다. 그 세금이라는 게 서민들에게는 피 같은 돈인데 그게 그렇게 엉터리로 쓰여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백번 공감했다.

이를테면 고속도로나 철도를 어디로 내고 역을 어디에 두고 역사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 하는 것도 그런 경우다. 자주 거론되는 사례의 하나가 창원중앙역이다. 창원역에 비해 이용 승객은 훨씬 많은데 역의 규모는 거대한 창원역에 비해 턱없이 작다. 그래서 승하차시에는 대합실이 미어터지고 에스컬레이터에는 긴 줄이 생긴다. 불편하기가 짝이 없다. 이 역의 위치적인 특성을 감안하면 애당초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결국 이런 것이다. 이용 시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폐해가 아닐 수 없다.

서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알다시피 서울에는 강북과 강남이 한강을 중심으로 나뉘어 있다. 강남 쪽에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주민이 살고 있다. 분당이나 판교 같은 신도시를 감안하면 강북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서울 강남에는 KTX가 정차하지 않는다. 광명의 거대한 역사는 그 인근을 제외하고 서울 강남 주민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지만, 노량진이나 영등포에 KTX가 정차한다면 강남의 엄청난 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텐데 (그리고 굳이 천문학적이 돈을 들여 SRT를 건설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어떤 연유에선지 그것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서울역 바로 옆의 용산역에는 정차한다. 누가 생각해도 이건 합리적이 아니다.

아마도 어떤 탁상행정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어쩌면 결정 당시에 어떤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우리가 만일 제대로 된 나라라면 이런 일이 이런 식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철저하게 수혜자의 입장에서 그 결과를 내다보면서 합리적인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결정들은 고스란히 우리의 미래라는 결과를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고려하며 현재의 정책들을 고려해야 할까. 지금을 돌아보면 된다. 우리의 이 지금이 ‘한때 현재였던 어느 과거’에 결정된 그 미래였기 때문이다. 그때 누군가가 제대로 미래를 고민하면서 현장을 둘러보고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고 그리고 집행을 했더라면 ‘한때 미래였던’ 우리의 이 지금이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해보자. 그 계획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으니까. 어떤 미래가 도래할 지는 전적으로 지금 우리가 하기 나름인 것이다.

철학자의 이런 나라 걱정이 지금 이 사회를 움직이는 누군가를 만일 움직일 수 있다면 10년 20년 후 누군가가 볼일이 있어 잠시 대전을 찾았을 때, 그때의 택시 기사는 어쩌면 전혀 다른 말투로 승객을 맞이할 지도 모를 일이다. “옛날에 비하면 세상 참 좋아졌지유? 모든 게 너무너무 편리하다니께유” 꼭 들어보고 싶은 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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