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헌도서관 소장 고문서 146점 문화재 지정
고문헌도서관 소장 고문서 146점 문화재 지정
  • 윤다정 수습기자
  • 승인 2017.08.27 17:55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포 정문부 문중 123점·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23점

문화재 24종 2490점 소장…경남에선 해인사 다음 많아


▲ 농포 정문부 문중 고문서(유형문화재 제615호)
경상대학교(GNU · 총장 이상경) 도서관(관장 마호섭 환경산림과학부 교수)이 고문헌도서관이 소장한 농포 정문부 문중 고문서 123점과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고문서 23점 등 2건 146점이 최근 문화재로 지정됐다.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에 따르면,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된 ‘농포 정문부 문중 고문서’ 123점(유형문화재 제615호)은 진주시 이반성면 농포 정문부(1564-1624) 선생 종택에서 소장 중이다가, 종손 고 정규섭 씨가 2005년 경상대 도서관에 기증한 고문헌 중 일부다.

고문헌은 해주정씨 문중에서 18-19세기에 작성된 문중의 연속된 역사 기록이다. 문서 중에는 무고로 감옥에 갇힌 부친을 위해 14세부터 6년 동안 지극한 노력을 기울인 농포선생 8세손 정가인의 효행을 표창해 줄 것을 지역 유지가 진주목사와 암행어사에게 건의하는 문서를 비롯해 길이 2m가 넘는 재산 분재기, 정상열의 과거시험 답안지와 교지, 문중 호구단자, 양자 승인 문서 등 다양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농포문중의 구체적인 경제 및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정규섭 씨 기증 고문헌은 ‘농포문고’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농포선생은 임진왜란 때 의병대장에 추대되어 함경도를 침략한 왜군을 물리치고, 지방 반군을 소탕하는 등 전쟁을 승리로 이끈 북관대첩의 주인공이다. 진주시 귀곡동에 농포선생을 제향한 ‘가호서원’이 있었는데, 진양호 확장공사로 인해 서원이 수몰되자 1997년 현재의 이반성면 용암리에 옮겨 건립됐다.

▲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고문서(유형문화재 제616호)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고문서’ 23점(유형문화재 제616호)은 마산의 조동열 씨가 기증한 고문헌 중 일부다. 1500년에 작성된 조숙기 교지와 재산분재기, 호구단자 등이 연속적으로 남아 있어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의 가계 내력, 경제 상황, 사회 활동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조숙기는 1474년 과거에 급제하여 의주목사·경상도병마절도사 등을 거쳐 연산군 초에 대사간·대사헌을 역임하였다. 아들 조윤손은 1502년 무과에 급제한 후 남해안 일대에서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를 격파하였고, 함경북도병마절도사로 있을 때에는 북방 야인의 침입을 물리쳤다. 효성이 지극해 노모를 문안하기 위해 직급이 낮은 웅천현감을 자청하기도 했다. 1533년 한성부판윤을 거쳐 1536년 병조판서가 되고, 벼슬이 좌찬성에 이르렀다. 부자의 묘소는 진주시 문산읍 이곡리에 있고, 묘역은 경상남도 기념물 제272호로 지정되어 있다.

기증자 조동열 씨는 조윤손의 후손이다. 2013년 고문헌도서관 건립 노력을 성원하기 위해 문화재급 고문헌 180점과 토지 1만 5471㎡를 기증했다. 경상대에서 대대적으로 추진한 장학금 되돌려주기 운동에 2000만 원을 출연 약정했다. 50t에 달하는 도서관 표지석 2점을 기증하는 등 경상대의 교육과 연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경상대 도서관은 조동열 씨 기증 고문헌은 ‘장호공장서’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로써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은 24종 2490점(유형문화재 14종 1960점, 문화재자료 10종 530점)의 고문헌 문화재를 소장하여, 경남에서는 합천 해인사 다음으로 많은 문화재를 소장한 기관이 됐다.

마호섭 도서관장은 “문중의 역사가 수록된 고문헌을 기증해 주신 분께 감사드린다”며 “문화재로 지정됨으로써 소장 고문헌의 가치를 공인받게 되었다”고 뿌듯함을 전하며 “경남지역 여러 문중의 자료가 한 곳에 모여 경남지역의 역사와 생활상을 더욱 자세하게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상대는 전국 대학 도서관으로는 최초로 고문헌 전문도서관을 건립하고 있으며, 올 연말 공식 개관을 목표로 전시실 설치 작업에 한창이다. 윤다정 수습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