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행복의 나라 부탄(2)
아침을열며-행복의 나라 부탄(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28 18: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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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행복의 나라 부탄(2)


부탄에서의 첫날밤은 어찌나 길던지 자는 중간 중간에 몇 번이나 깨어도 아침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긴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부탄에서의 첫날 아침을 맞는다. 아침공양 하기 전에 호텔 주위의 시내를 둘러볼까 하고 나갔는데 비가 부슬부슬 와서 나가지 못하고 호텔 앞에서 무궁화꽃이 만발한 배경으로 한 컷을 찍고 아침공양을 하였다.

짐을 챙겨서 차에 싣고 ‘너널리 사원’을 향해서 첫 순례를 시작한다. 산 언덕길을 오르더니 길옆에다가 차를 세운다. 길옆에서 내려다보이는 팀푸의 전경은 우리가 상상하고 바라보던 도시가 아니다. 자연과 함께 이루어진 마을의 풍경 그대로이다. 7층 이상의 높은 건물이 없어 더 그런지도 모른다. 모두들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는 ‘너널리 사원’으로 들어간다. 모두들 사원의 법당으로 들어가고 나는 너널리 사원의 곳곳을 둘러본다.

법당 둘레에는 옴마니반메훔이 적혀있는 마니륜이 쭉 있었는데 마니륜을 한 번 돌리면 옴마니반메훔과 함께 통 안에 있는 경전을 한 번 독송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법당 주위에는 다양한 꽃들이 푸른 자연과 함께 예쁜 자태를 자랑한다. 아래에 있는 학교에는 학생들이 전통복을 입고 등교를 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다시 차를 타고 푸나카로 향한다. 해발 3100미터가 넘는 도출라 고개로 오르는 길에서 싱가폴의 자본과 중국 기술로 만들어지고 있는 높이가 세계 최대인 청동부처님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려니 구름이 서서히 깔려버려 사진촬영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내일 다시 오는 길에 한 번 더 기회를 보기로 하고 다시 오르다가 길옆에 팔고 있는 사과를 사서 먹기로 하였다. 자그마한 사과는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자연그대로 나무에 매달린 사과인지라 크기도 작고 모양도 조금은 다른 편이다. 한 입에 덥석 베어 먹으니 사과의 본래의 맛이랄까 맛이 괜찮다. 오르는 산도 열대기후에서 볼 수 있는 나무랄까 나무와 다른 풀들이 공생하는 모습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느새 차는 도출라 고개에 오른다. 그런데 비가 부슬 부슬 내려서 108탑을 보러 올라가려고 하니 미끄러워서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108탑은 네팔과 부탄이 싸움이 붙었는데 7명의 병사가 전사를 해서 왕비가 추모하기 위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먼저 화장실부터 다녀오기로 하고 가는데 화장실은 차를 마시는 카페를 통해야 한다. 그래서 화장실을 다녀오고 카페에 앉아서 모두들 차를 마시며 잠시 쉼을 가진다. 그리고 나왔는데 아직도 비가 부슬 부슬 내려서 차를 타고 고개를 내려간다. 꾸불꾸불한 길을 내려가니 중간쯤에 길옆에서 옥수수를 불에 구워서 파는 데가 있어서 잠시 멈추고 사서 맛을 보았다. 다시 내려가서 자그마한 시장에서 채소 등의 시장을 보았다. 길옆에 짧게 쭉 이어진 가게에는 주인들이 앉아서 있고 손님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시 우리는 미친 성자인 드룩파 퀸리를 모시고 있다는 치미사원으로 향한다. 좁은 농로길 같은 길로 우리를 실은 차는 힘들게 마을로 들어섰는데 집집마다 벽에는 남근이 그려져 있다. 남근으로 나쁜 악마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라 이해가 되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치미사원으로 들어서서 나쁜 악마를 가두었다는 집을 지나 법당에서 참배를 하고 돌아 나오니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겨울의 수도라고 하는 푸나카종을 향하였다. 먼저 포추(아빠강)과 모추(엄마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서 사진을 촬영하였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포인트로 잡은 곳이다. 옆에는 고등학교가 있고 여학생들이 학교로 들어가고 있어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 그리고 비가 많이 와서 물길이 무서워 보이는 다리를 지나서 푸나카종을 들어간다.

부탄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하는 푸나카종에도 보안 검색은 빠짐없고 비가 오는데도 모자와 우산을 쓸 수 없다고 한다. 법당에는 우리나라의 법당처럼 부처님도 있지만 여기만의 특색인 파드마 삼바바와 드룩파 퀸리를 부처님처럼 모신 것이 다르다. 참배도 하고 한바퀴 돌아서 나오니 아직 비가 그치지 않는다.

다시 버스를 타고 오늘 쉴 호텔로 향하였는데 산의 중턱에 있어 전망이 좋은 곳이다. 로비는 건물밖에 덩굴나무로 만들어놓은 것이 조금 색다르다. 숲 속에 방갈로처럼 건물들이 있는데 우리가 쉴 방이다. 멀리 마을과 강이 그림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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