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수령 50년 된 배나무도 ‘명품 하동 꿀배’ 주렁주렁
(25)수령 50년 된 배나무도 ‘명품 하동 꿀배’ 주렁주렁
  • 허홍구 기자
  • 승인 2011.06.1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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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만지 배 생산 ‘동원농장

▲ 추금조 동원농장 대표가 수령 50년된 배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지리산과 백운산의 겨울바람과 봄바람에 일찍 잠에서 깨어나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가장 빨리 꽃이 피는 하동 만지들. 수백년간 섬진강의 퇴적토가 삼각지를 형성해 사질의 비옥한 들녘이 된 만지들은 도내에서는 최초이자 최고의 배 집산지이다.

이곳은 일제때 배나무를 심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300여㏊의 면적에 배 재배단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전국 최고 품질의 ‘하동 꿀배’가 생산되고 있다. 만지들에서 생산되는 배는 껍질이 얇고 물이 많으며 당도가 높아 호주로 수출되는 등 경남의 명품 농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하동군 하동읍 화심리 만지들녘에서 추금조(79)씨가 운영하는 동원농장은 1만9800여㎡에 배나무와 매실 등을 심어 연간 50여t의 배와 20여t의 매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동원농장 대표 추금조씨는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만지들의 20여농가로 구성된 ‘하동 꿀배 탑프루트’ 회장을 맡아 선진농법을 각 농가에 전수하는 등 전국 최고 품질의 명품 하동 배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일제시대때 과수원 일궈
동원농장의 역사는 60여년전인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동 만지들에 배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이다. 동원농장 역시 그 당시에 처음으로 배나무를 심었다. 현 농장 대표인 추금조씨의 선친이 이곳에다 배나무를 심어 과수원을 일구기 시작했으며, 대를 이어 추씨가 직접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동원농장에는 수령이 50년 이상이 된 배나무도 있으며, 추씨가 직접 40여년전에 심은 배나무에서도 맛 좋은 최고 품질의 배가 열매를 맺고 있다.
동원농장은 만지들 섬진강변에 위치해 전체 면적 1만9800여㎡에 수확이 가능한 배나무 400그루와 매실 200여 그루와 어린 묘목 300여 그루가 심어져 추씨의 정성스런 손길에 만지들 최고 품질의 탑프루트 과일이 생산되고 있다.
추씨는 일흔여덟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묘목관리에서부터 과일수확까지 전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고령의 부부가 손수 농사를 짓고 있어 다른 농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50년된 배나무도 최고 품질 배 생산
추씨의 동원농장은 만지들에서도 가장 오래된 배 과수원이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50년 이상된 배나무에서 아직도 맛좋은 하동꿀배를 생산한다. 과수원이 형성될 당시에는 장심랑, 만삼길, 박다청 등의 품종이 심어졌지만 추씨가 호접갱신을 통해 금촌추 등 최신 품종으로 수종을 갱신해 ‘탑프루트’과일을 생산한다.
추씨는 “과일의 경우 나무의 나이가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상부를 얼마나 젊게 만들어 주는냐가 관건”이라며 “호접갱신을 통해 노령화된 나무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품질의 과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수확량도 신품종 만큼 늘릴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따라서 동원농장에는 지금도 그의 선진이 심어 논 50년 이상된 배나무와 그 자신이 어릴때 심은 40년 이상된 배나무들도 신품종의 젊은 배나무 이상으로 품질이 우수한 배를 생산하고 있다.
◇무농약 친환경 과일생산
동원농장의 추금조씨는 지난해부터 무농약의 사용으로 친환경 농사를 짓는다. 생활협동조합으로부터 과수원에서 생산되는 감과 배, 매실에 대해 저농약품질을 인정받아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처음으로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지난해의 경우 최악의 흉작으로 수확량이 거의 없어 4000여만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이제 생산량보다 품질을 우선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와 관리로 친환경 농산물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추씨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우리나라 농업도 그 추세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며 “실패를 각오하고 시작한 만큼 지역의 10농가와 함께 힘을 합쳐 만지들에서 생산되는 배가 무농약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최고 품질의 배로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씨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농업인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판로개척과 자재구입, 면세유 보급 확대와 농산물 가공분야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과  배려가 있어야 농업인들이 좀 더 친환경 농산물 재배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 하동 만지들 동원농장 추금조 대표
◇하동 특산물 매실 키운 주인공
추씨는 팔순이 가까운 고령이지만 1940년대 후반 진주고등학교와 서울 유명대학을 졸업한 인재이다. 그는 지금 과수원을 운영하며 직접 농사를 짓고 있지만 젊은 시절 고등학교 교사와 공무원 생활, 하동 농협조합장 2선과 축협조합장 2선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한 1970년대는 직접 묘목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묘목 사업 당시 그는 하동 지역 13개 면에 매실 묘목 100그루씩을 무상으로 공급해 마을 이장들을 통해 심도록 했다.
당시 매실 묘목을 나눠주면서 마을에서 공동으로 심어 수확이 생기면 마을 공동기금으로 사용하라는 각서까지 받았다. 이렇게 해서 하동지역에 매실이 재배되기 시작해 지금은 만지배와 대봉감 등과 함께 매실이 하동의 대표적인 농산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하동꿀배 탑프루트 회장 맡아
동원농장 대표 추금조씨는 일흔아홉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농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은 젊은 농사꾼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진교농업고등학교에서 수년동안 화학과 물리를 가르쳤고, 하동군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8년 정도 농업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묘목 사업과 과수원을 하면서 도산위기에 있는 하동농협 조합장을 맡아 짧은 기간내에 정상화시켰으며, 이후 손실금이 수천만원에 달해 쓰러져가던 하동축협 조합장을 맡아 역시 정상화시켰다. 이러한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다시 농사꾼으로 복귀해 전국 최로로 배나무를 Y자형으로 수형을 변경하는 선진형 현대화 배 수형재배 방법을 도입시켰다.
이 때문에 추씨는 경남도의 탑프루트 사업 시행과 동시에 도내 최고령의 하동 꿀배 탑프루트 회장직을 3년째 맡고 있다. 그는 회장직을 끝까지 고사했지만 사업에 참여한 21명의 후배 농업인들의 추천을 거부할 수 없어 지금도 월 1회 배 집산지인 전남 나주와 경북 상주 등 배 주산지 등을 돌며 순회교육에 참여하는 한편 새로운 농사법을 이웃농가에 전수하는 등 진정한 농사꾼으로 활기찬 노후를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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