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공항의 미래
사천공항의 미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12 1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형래/한국폴리텍 항공대학 교수
경남의 유일한 공항인 사천공항은 그동안 침체일로를 걸어오고 있다. 사천공항은 지난 1969년 11월 1일 대한항공이 신규로 취항하면서 개항하였으며, 경남 유일의 공항으로서 한 때 연간 여객처리 80만~100만 명 수준의 국내 중견급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대진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이용객이 해마다 크게 감소하여, 2001년 82만 명에서 2010년 16만 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또한 경영수지 측면에서도 2006년 23억 원 적자에서 2010년 38억 원으로 적자운영이 가속화 되고 있다. 현재는 김포와 제주만을 운항하는 공익공항으로서의 역할밖에 못하는 보잘 것 없는 공항으로 전락해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9월을 시작으로 요즘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승격과 활성화를 위한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사천공항을 되살려야 한다는 지역여론이 형성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제선 유치를 통한 공항 활성화 방안들이 마련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경남도의회에서는 사천공항 국제선 취항 및 국내선 증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조례’가 제정되었고, 사천시 의회에서도 ‘사천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조례’가 통과되었다.

김경숙 경남도의원은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사천공항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경남도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해공항의 포화상태로 인한 문제를 사천공항과 역할 분담을 통해 국제항공 노선을 사천공항에 배정한다면, 김해공항의 확장비용 절감과 사천공항의 국제화를 통한 경남의 경제와 균형적 국토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천과 진주 지역의 19대 총선 예비후보들이 앞 다투어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승격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을 호남권까지 포함하는 남부권 신공항으로 확대하여 재추진하자는 주장과 더불어 특히 남부권 신공항 추진에 있어 기존의 사천공항을 확장해 국제공항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백지화되고 김해공항 확장과 주변 국제공항으로 항공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경남지역 유일한 공항인 사천공항을 인력 및 물류중심의 국제공항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과 당위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사천공항은 위치상 남부권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부산, 광주, 대전을 연결하고 있는 동서남북 교통의 요충지에 있다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지리산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부권 신공항으로서의 사천공항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현 상황에서 사천공항을 단기간에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경남과 일부 지자체만의 노력으로는 사천공항이 적자공항에서 탈출할 동력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사천공항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경남도를 중심으로 사천, 진주, 남해, 고성 등 사천공항 인근 지자체들의 강력한 국제화 추진 의지와 더불어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지원 대책이 수립되어야만 한다. 더불어 지역상공인, 여행업체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 사천공항 국제화를 통하여 서부 경남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사천공항을 경남 세계화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려는 우리 모두의 의지가 우선되어야 한다.

실질적인 사천공항 국제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와 지원책이 없이 일부 정치인들과 일부 시민단체들만의 외침으로 끝난다면, 적자 공항으로서의 사천공항의 미래는 매우 암담하다. 앞으로 1∼2년이 사천공항의 미래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가까운 진주까지 고속철도(KTX)가 연장 개통된다면 사천공항 이용객이 더욱더 급속하게 감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은 분명하다. 국내 항공산업의 메카라고 자부하는 경남의 유일한 공항인 사천공항이 이대로 무너진다면, 앞으로 경남이 세계항공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해야만 한다. 지금이 바로 사천공항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