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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두 승전보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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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6  18: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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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두 승전보

지난 16일엔 문학인이 배출되는 시상식에 다녀왔다. 큰집 시숙이 수필로 신인상을 받는다는 통보를 받았던 터였다. 사촌 시숙의 행사이니 안 갈 수도 있겠지만 멀리 전라도에서 내가 사는 경기도로 와서 시상식이 이뤄지니 차제에 인사도 나눌 겸해서 참석했던 것이다. 경기도도 경기도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고양시에서 있는 게 신기해서 온가족이 다 참석을 했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의 안부도 물을 겸 몰라볼 정도로 큰 아이들도 보일 겸, 겸할 일이 많았다. 십 년 전에 시큰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광주에서 하룻밤을 함께 지낸 이후 정말이지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시숙은 환갑을 갓 넘겼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좋은 나이는 아니다. 물론 백세시대가 된 지금의 추세로 볼 때 뭔가를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나이일 수도 있다. 젊은날 뜨거운 열기로 지작한 일이 평생 이어가도 후회가 없을 행운아가 몇 명이나 될까. 대개는 초로에 접어들며 애고, 더 늦기 전에 내가 저것은 꼭 해봐야 되겠다고 벼르는 게 인지상정이지 싶다. 시숙도 그랬던 모양이다. 원래 시숙의 전공은 건설감리사다. 규모가 있는 건설공사에서는 꼭 건설감리사의 감리 아래 공사를 하는건 법적 의무다. 그러다보니 시숙의 직업은 안정적이다. 먹고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래서 끝내 문학의 꿈을 접지 못한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접을 필요도 없었겠다. 문학이야 펜 한 자루만 있으면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된통 센 바람(중풍)을 맞고 나서부터 제이의, 아니 제일의 꿈을 마음속 깊숙한 곳에 꼬불쳐두었던 것을 꺼냈을 것이었다.

벌서 몇 년 전에 시로 등단을 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도 웬 일인가 의아했다. 굳이 보내준 문학잡지 속의 그 시를 내가 읽었던가 안 읽었던가. 오늘 아침 맑은 마음으로 시숙의 수필 두 편을 읽었다. 한 마디로 참 좋다. 구성도 좋고 문장도 좋다. 무엇보다 구질구질하지만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소탈하고 소박해서 가히 훌륭하다. 우리들 중 아무라도 이 소탈소박을 홀대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죽을 듯이 싸우다가도 소탈히 서로를 이해하면 되는 것을 꽁해 있다가 결국은 서로 쌩까고 중오하고. 그게 쌓이면 인생은 어느새 기울기 마련이다.

시상식을 마치고 거나하게 마신 축하주 때문에 다음날 늦잠을 자고 있는데 남편이 이번엔 친구가 '카수'가 됐네, 라며 카톡에 뜬 소식을 알려주었다. 남편의 죽마고우의 소식이니 반가운 마음에 잠을 떨어내며 일어나 앉아 자초지종을 다시 들었다. 유서깊은 '가수 배호 모창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는 건데 정식 가수로 등록이 되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의 친구는 평소에 남편보다 나를 더 좋아했다. 친한 친구의 마누라가 신문에 나는 소설가라는 걸 소중히 여겼던 것인데 나도 민망하지만 은근 기분이 좋았다. 회식 때면 노래를 잘하는 것도 좋았고.

남편의 친구는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은 듯 가끔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곤 한다. 9남매의 막내인 그에게 사회생활이 그리 녹녹지 않을 것이었다. 슬하에 아들 하나 두었는데 자식교육을 핑계대며 나와 직접 통화를 하면 다정한 인정을 갈구하는 마음이 안타까울 정도로 애틋하다. 막내란 위로 층층히 범같은 위계 속에서 자라게 되고 부모의 사랑은 받을만 하면 부모가 늙어 다른 세상으로 가기 일쑤인 것이다. 살아계신다고 해도 이제 오히려 사랑을 드려야 할 위치로 자리바꿈을 해야 한다. 그러니 막내인 그가 늘 인정에 목말라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두 승전보에 나는 즐겁다. 때는 바야흐로 풍요의 절기다. 주변의 이런 저런 승전보를 접하고 보니 가을 햇살을 보는 마음이 더욱 애틋해진다. 어느듯 내 인생이 수확기로 접어들었다. 내가 두 승전보에 격려받고 기뻤듯 나도 승전보를 울려 누군가를 격려해야겠지? 가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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