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차유고피유 차기고피기
칼럼-차유고피유 차기고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9.26 18:3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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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차유고피유 차기고피기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며, 따뜻한 미소와 다정스러운 인사를 보내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격려의 말과,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사람이다.

남을 돕는 행위는 축복받은 행위이자, 너그러운 마음이며 훌륭하게 살아가는 행위이다.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베푸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잡아함경’에 차유고피유(此有故彼有) 차기고피기(此起故彼起)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남으로 저것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즉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고,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고우며, 내가 먼저 웃어주면 상대도 웃어주는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받을 줄도 알고, 베풀 줄도 알자는 것이다. 베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남의 성의를 무시하지 말라는 말이다. 또 내가 많이 가져야 많이 줄 수 있고, 가진 것이 적으면 적게 줄 수밖에 없고, 가진 것이 없다면 줄 수가 없다.

그러니까 베푸는 사람이 되려면 건강을 잘 지키고 많이 벌어서 많이 저축해야 한다.

잘살려면 남 도울 준비부터 알뜰히 하라. 사람들은 남을 많이 돕는 사람을 존경한다.

인간의 위대함은 남에게 얼마나 많이 베푸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사람이 되려면 스스로를 성장시켜서 남을 이해하고, 남들과 나눔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행복한 삶을 창조하는 비결이 된다. 이런 것은 글을 통하여 배울 수 있고, 독서가운데 생활에 진보가 따른다.

책을 통하여 진리탐구와 예술창조의 꽃을 피워 나가면 매일 생기발랄한 새로운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분노, 짜증, 반감을 일으키는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원인은 스스로 옳다고 움켜지고 있는 아상(我相)때문이다.

어제를 참회 하지 않고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면 변화와 향상이 없는 생활이 되어 정신이 위축되어 늙고 만다. 늙은이 갈 길은 저승길밖에 없으며 참회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생활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 기대와 경험과 성과와 보람과 기쁨이 있다.

부단하게 새로운 것을 추구하라. 새로운 것은 언제나 즐겁고 신기하며 성장의 기쁨이 있다.

변화는 낯선 곳을 여행할 때 탐구의 즐거움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책을 읽을 때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고 만족도 따른다. 글은 우리의 앞날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에 책속의 좋은 말 한마디는 향기처럼 스며들어 대중에게 좋은 씨앗으로 잉태하게 된다. 독서가운데 늘 새로운 것을 느낄 때 자아가 풍만해지는 희열이 있고 의욕도 샘솟고, 행복한 긴장감이 있다. 수시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왕성한 욕구를 가지고 생기발랄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일에 몰두한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씩 한가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일과 한가로움이 조화된 생활이 가장 이상적인 생활이다. 밤낮 일만하면 예술창조나 철학의 사색이나 종교의 명상도 있을 수 없다. 하던 일을 잠 시 멈추고 화초를 가꾸거나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내부를 살찌우는 시간도 가져야한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좋은 구상이 생기고 창조적인 의욕도 솟아난다. 자신의 내부가 여유로워졌을 때 남을 돕고자하는 ‘보시’의 마음이 일어난다. ‘보시’란 수시로 버리는 것을 뜻한다. 버린 물건에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아무것도 기대하는 마음 없이 남에게 베풀며 살아가야 한다. 기계도 쉬어주듯, 육신뿐 아니라 마음도 당연하게 쉬어줘야 한다.

조용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며 너그러운 마음이 되었을 때 남에게 도움 줄 준비가 갖추어진다. 취미 중에서도 남을 돕는 취미를 가진 것은 다시없는 행복이며 생활의 청량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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