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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벌초를 하고김용진/시조시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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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7  18: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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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시조시인·아동문학가-벌초를 하고

해마다 이맘때면 산소를 찾아 많이 자란 풀을 베고 깎아 조상님들을 기린다. 벌초로 다음 백과사전에 의하면 ‘조상 묘의 풀을 베어 정리하는 풍속이다. 금초(禁草)라고도 한다. 후손들의 정성을 표현하는 전통으로 과거에는 무덤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조상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후손이 돌보지 않아 방치된 상태의 묘소는 골총이라 부른다. 벌초는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진행한다. 구체적인 시기는 봄에는 한식, 가을에는 추석 무렵이다. 한식과 추석 모두 전통적으로 성묘를 하는 명절이기 때문이다. 봄에 벌초할 때는 한식에 성묘와 함께 진행하는 사례도 많지만, 가을에는 추석 전 미리 벌초를 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을 벌초는 음력 7월 15일 백중무렵부터 음력 8월 15일 추석 전까지 행한다. 음력 7월 가을이 시작하는 처서가 지나 벌초를 하면 풀이 다 자란 상태라 겨울 동안 묘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벌초할 때는 묘에 자란 잡풀을 베고 주변을 단정하게 정리한다. 벌초 대상은 부모와 조부모를 포함한 조상의 묘이다. 오랫동안 선산이 있던 가문이라면 묘소의 수가 너무 많으므로 직계 조상의 묘만 벌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산은 개인 사유지에 특정 가문 사람들의 무덤만을 둔 공동묘지를 말한다. 그러나 선산이 있더라도 1990년대 이후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규모로 벌초하는 풍습은 줄어들었으며 관리인을 두거나 벌초 대행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늘었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벌초를 소분(掃墳) 혹은 모둠벌초라 한다. 소분은 경사스런 일이 있을 때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무덤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제사 지내는 행위를 말한다. 모둠벌초는 추석 전에 친척들이 모두 모여 벌초하러 가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때 모이는 친척들은 왕래가 잦은 8촌 이내가 대부분이다라고 하였다.

우리 집안은 매년 4촌끼리 모여서 벌초를 한다. 이번 9월 16일에도 4촌들이 모여서 나뉘어 벌초를 하였다. 2팀으로 나뉘어 벌초를 하였는데 오전에는 날씨가 구름이 끼고 무덥지 않아서 좋았다. 12시쯤에 마친 우리는 부모님과 큰어머님을 모시고 식당에 가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연례행사가 된지도 오래 되었다. 예초기를 메고 풀을 깎아 내면 글겡이로 풀을 모아내어 한 쪽으로 내다 모아낸다. 옛날에는 낫으로 산소 주변과 산소를 깔끔하게 풀을 베어 냈었는데 지금은 조금은 위험하지만 예초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앞으로 이러한 벌초 행사도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인식이다. 물론 산소도 예처럼 봉을 만들지 않고 자그맣게 하지만 풀을 벨 수 있는 인력이 없어질 것이고, 후손들도 지금처럼 산소의 풀을 베는 등 조상에 대한 예의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여름에 부탄을 다녀왔는데 부탄에는 무덤이 없었다. 왠지 물었더니 인도와 부탄 등에는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해서 강물에 뿌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무덤을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무덤이 온 국토를 덮고 있는 듯이 많다. 특히 집안이 잘 살거나 권력이 있는 것 같으면 무덤은 더 커다랗게 변하고 주위도 집안의 산소로 바뀐다. 그러고 보니 대만도 죽은 사람의 사당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죽으면 좋은 집을 가져야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른 무덤의 생성과 관리까지를 생각하면 우리나라도 앞으로 많은 것이 변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벌초하는 풍습도 달라질 것이고, 사촌, 팔촌까지의 모이는 경우도 줄어들어 한 번씩 정을 나누는 것도 없어져서 집안이라는 것도 생소하게 되지 않을까?

벌초를 하고 나니 어쩐지 조상님들께 좋은 일을 했다는 맘이 들고 추석에 가족과 산소를 찾을 때 편안하게 성묘를 할 수 있다는 좋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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