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숙성
진주성-숙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0.09 18:27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숙성


사람이 숙성이 부족하면 자존심만 높고 커피가 숙성이 덜되면 부드럽지 못하고 와인이 숙성되지 않으면 떫고 거칠다.

사람이나 자연은 세월과 함께 숙성되는 성질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

이삼십대 상대방의 생각보단 나의 생각이 옳다고만 생각했었다.

바위돌도 긴 시간 굴러 굴러야 날카로움이 없는 몽돌이 되듯, ​사람도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성질의 변화를 가져야만 다른이와 소통하고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맛있는 한 잔의 커피도 밤낮의 일교차도 심하고 풍족하지 못한 환경을 이겨내고 고온의 로스터기 속에서 본질적인 개성을 잃지 않고 마무리된 후 숙성의 시간을 거쳐야만 비로서 입안에서 거칠지 않은 감칠맛을 전해준다.

부르는게 값이라는 오래된 보이차가 그렇고 긴 어두운 터널 속에서 고이 숙성의 시간을 견뎌낸 와인 또한 그러하다.

거칠지 않고 깊이있는 맛과 향을 만들어 내는것은 시간이 주는 숙성의 시간이다.

좋은 맛을 위해 인공적으로 숙성을 빠르게 한다고 그 맛이 좋을리가 없다.

사람의 높은 자존심과 모난 성격이 하루 아침에 고쳐 질 수 없고 스스로 자신을 보다 보면 시간의 흐름속에 성질의 변화가 있도록 해야만 한다.

에이징의 방법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주변환경 상황에 따라 숙성상태가 달라진다.

커피나 와인은 해빛이 들지 않고 서늘하며 습도가 낮은 곳에서 보관되어야 하는데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 보관되었다면 와인은 초가 될 것이고 커피 또한 불쾌한 향을 가지게 된다.

지금 자신의 주변을 둘러 봐라!

어떤 환경의 숙성 조건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의 옆에 깨달음이 많은 사람들과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연히 좋은 숙성과정을 가질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좋은 셩질를 가질 수 없다

주변에 거친 사람의 인맥이 많다면 성질은 더욱 급해지고 거칠어지며 숙성 기간은 길어지게 되어 사람소리 듣지 못하고 이세상 마무리 할 수도 있다.

젊음이 마냥 부러울 것도 없고 어리고 신상이라 좋을 게 없다.

​숙성이 덜 되면 자신은 좋을지 모르나 주변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피곤해지고, 숙성이 되면 젊을때 보지 못한 계절의 변화가 자세히 보이고, 시간 느림의 소소한 행복과 마음에 여유가 생겨 일상이 평온해진다.

긴 추석 연휴 막바지에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터인데 로스팅된지 일주일 가량 지난 커피 한잔이나 지게미 고이 가라앉은 막걸리 청주 조심히 따라 마시면서, 숙성이 가져 주는 깊이 있는 맛과 입의 호사를 즐기면서 긴 연후 마무리했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