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밀양 재약산 억새명성 회복
영남알프스 밀양 재약산 억새명성 회복
  • 장금성기자
  • 승인 2017.10.12 18:36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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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흑룡폭포·얼음골 등 가볼 곳도 많아
▲ 지난 5월 밀양재약산 사자평 억새복원지 주변 전경

경남 밀양과 울산, 청도 일대 해발 1000m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 중 하나인 재약산(載藥山·1018m)은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사자평 억새와 습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가족 및 친구들과 가볍게 산행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명산이다.


재약산 인근에는 얼음골, 호박소,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등 수많은 명소를 지니고 있으며,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억새 능선길은 가을 산행의 멋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재약산 동쪽에 위치한 사자평 고원은 125만평(41만32231㎡)에 이르는 광활한 분지로 온통 억새풀로 뒤덮여 있으며 억새풀이 밀집해 있는 곳만도 5만평에 이른다.

사자평 억새 군락지는 생태계의 천이과정에서 신갈나무 등 잡목의 세력 확산으로 해마다 면적이 줄고 점차 볼품없어졌으나 밀양시에서 지난 2009년부터 억새 복원사업을 추진, 점차 억새명산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이곳 사자평 억새는 어른 가슴정도 밖에 안 올 정도로 키가 작다. 잎새도 가늘고 투박하며 꽃이삭은 거친 산정의 바람에 닳아서인지 뭉툭하고 짧다. 그래서 가는 바람에는 이삭 끝의 낭창거림을 보기 어렵다.

 

▲ 밀양 재약산과 표충사

◆표충사와 옥류동천
재약산 기슭에 자리하는 표충사는 유생들을 교육하고 성현들을 제사하는 표충서원이 사찰영역 안에 있어 불교와 유교가 한 자리에 공존하는 특색 있는 사찰이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해 죽림사(竹林寺)라 한 것을 신라 흥덕왕 때부터 영정사(靈井寺)라 했고, 1839년(헌종5)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국난을 극복한 서산, 사명, 기허대사를 모신 표충사당(表忠祠堂)을 이곳으로 이건(移建)하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表忠寺)가 됐다.

표충사는 신라시대 때부터 고려시대까지 보우국사(889),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국사(1286), 천희국사(1290)가 선풍을 관장해 일국의 명찰이 됐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사명대사의 8세(世) 법손(法孫)인 월파당 천유(月坡堂天有)화상이 8도 도총섭(八道都摠攝)에 올라 전국사찰(八道寺刹)의 승규(僧規)와 풍기(風紀)를 감찰 단속하는 규정소(糾正所)가 설치됐으며, 근대에는 조계종 종정과 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曉峰)선사가 주석하다가 입적한 곳이다. 예부터 명산유곡으로 이름이 높았던 표충사 일대에는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남긴 각종 전설들이 전해 온다.

 

▲ 재약산 층층폭포

표충사 못미처에서 오른쪽으로 뚫린 계곡이 옥류동천이다. 오솔길을 따라 2㎞ 거리에 홍룡폭포가 있고 1.8㎞를 더 오르면 20m쯤의 폭포 2개가 연이은 층층(칭칭)폭포가 있다. 층층폭포에서 2㎞ 지점에는 늦가을의 명소인 사자평 분지와 폐교된 사자평분교(산동초등학교 고사리분교)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고사리마을로도 불렸던 이 일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 가구가 민박을 받으며 식사를 팔았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됐다. 한편, 표충사에서 북쪽으로 1.5㎞쯤 등반하면 일곱 빛깔 무지개가 영롱한 높이 25m의 금강폭포가 있다.

◆겨울엔 따뜻한 얼음골
산 북쪽 중턱 해발 600~750m의 노천 계곡에 자리한 얼음골은 대지의 열기가 점점 더워오는 3월 초순경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대개 7월 중순까지 유지되며, 삼복더위를 지나 처서가 되면 바위틈새의 냉기가 점차 줄어든다. 겨울철에는 반대로 계곡물이 잘 얼지 않고 오히려 바위틈에서 영상의 더운 김이 올라 고사리와 이끼들이 새파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신비한 이상기온 지대이다.

근래에 들어 이상기후로 인해 비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얼음이 얼어 있는 기간이 예전만큼 길지 않지만 계곡입구에 들어서면 소름이 돋을 듯한 시원한 바람은 크게 변함이 없다. 얼음이 어는 바위틈은 여름 평균기온이 섭씨 0.2℃이며, 계곡을 흐르는 물은 평균 4~8℃로 웬만큼 참을성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2분 이상 견디기가 어렵다. 얼음골 주변의 지형은 얼음이 어는 돌밭(安山巖)과 계곡을 중심으로 동남·서 3면으로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장엄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재약산 산행 코스
재약산 산행기점은 표충사 앞 주차장이다. 등반로는 표충사앞 주차장에서 시작, 내원암으로 오르는 길과 홍룡폭포가 있는 표충사계곡으로 오르는 길 2곳의 등반로로 나뉜다.

표충사계곡으로 오르는 길이 계곡을 따라 이어져 경관이 수려하며 우중 산행에도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등산로도 평이하게 나있어 초행자에게 유리하다. 굉음과 함께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지는 홍룡폭포와 층층폭포의 장관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이쪽 등반로이다.

계곡 옆 소로를 따라 단풍 유람하듯 2시간30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며 주변 풍광이 변한다. 사자평 초입인 하늘아래 첫동네 고사리마을이다. 옛 문헌에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같다’고 해 광평추파(廣平秋波)로 묘사되고 있는 사자평고원의 초입지대인 것이다.

 

▲ 밀양 재약산 사자평

억새밭 너머로는 멀리 영남알프스의 우람한 산세가 시야에 들어온다. 억새의 장관은 고사리마을 터에서부터 수미봉(1108m)을 거쳐 사자봉까지 이어진다.

여기서 산으로 오르는 길은 지프 한대 갈 만한 길. 가끔 지프가 덜컹 거리며 산을 넘기도 한다. 길은 곧 두 갈래.왼쪽 길은 수미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차가 다닐 수 없게 막아두었다.

완만한 경사의 길을 따라 오르면 왼편엔 붉은 황토흙길, 황토흙 사이엔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 자갈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오른편엔 억새가 등산객을 따라 산을 오른다. 산등성이를 돌아가면 사자평 억새의 백미인 사자봉 아래에 도달할 수 있다. 장금성기자·자료출처/밀양시·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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