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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소위 운동권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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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7  18: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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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소위 운동권

깊어가는 가을에 고운 단풍을 보며 소위 운동권을 생각한다. 내 학번이 8로 시작하고 80년대에 대학엘 다녔지만 나는 정작 운동권이란 말을 하고 의식하고 들은 건 이천년대가 시작되고 나서다. 더 정확하게 운동권을 의식하게 된 건 몇 년 전에 있었던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씨를 구하기 위한 희망버스를 타면서였다. 김진숙!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해고된 동료를 구하겠다고 지상 45미터의 크레인에서 거의 1년을 견뎌내고 있는 그녀를 구하겠다고 먼길을 마다 않고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달려간 이름 모를 사람들은 또한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가!!!

몇 차례 희망버스를 타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운동권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이 새삼스러웠다. 그러니까 나는 쉰 살이 넘어서야 그것도 아주 조금 철이 들기 시작한 무지랭이인 것이다. 그러니 나는 절대로 운동권 반열에는 근처에도 못 간다. 그렇다보니 나이를 먹을수록 더더욱 운동권을 생각하게 된다. 그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물론 지금도 운동권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들은 사회가 더 올바르고 행복한 쪽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며 음으로 양으로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다. 모든 지나간 것은 더 그리운 것인지. 지나간 운동권 님들을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이런 저런 사회개혁 운동을 하다 가슴 아프게 스러져간 사람들과 운동권이란 낙인 아닌 낙인을 간직한 채 말없이 살아가는 소위 운동권을 생각한다. 참으로 미안한 마음으로 '유월민주항쟁'이 한창일 때가 떠오른다. 그곳이 도시의 번화가라면 또 대학가라면 여지없이 최루가스 때문에 괴로워하며 지나가야 했다. 시위가 있을 예정인 곳의 뒷골목이면 여지없이 회색의 동그란 사과탄을 어깨에 매달은 군인들이 딱 4열씩 앉아 있었다. 터지지 않고 군인의 어깨에 매달린 그것은 귀엽기까지 했지만 터지면 눈물과 콧물이 동시에 줄줄 흘러내렸다.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시위를 하니 채루탄을 쏘고 그래서 눈과 코가 따가운 것이니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나무랐다. 부모들은 공부하라고 비싼 돈들여 대학보냈을 것인데 공부는 안 하고 ㅉㅉ.... 하면서 말이다. 그런 애믄 소리와 모욕과 눈이 빠질 것 같은 고통을 참은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까지도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지 못하고 힘있는 자들끼리 체육관이나 호텔에서 대통령을 뽑고 그 대통령이 우리를 지배하는 꼴을 견뎌야 했을지도 모른다. 생각만으로 소름이 돋는다. 한 대학의 동기가 대통령 자리를 물려주고 받는 기가 막힌 꼴을 또 봤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말하건데, 오늘날 혼자서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여자를 앞세운 부자들의 작난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고 그가 취임 첫 임무로 공기업이긴 하지만 기업체를 찾아가 비정규직을 빠른 시일 내에 정규직으로 바꾸라고 ‘명령’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수많은 운동권 김진숙 님들이나 백남기 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 앞서는 유월민주항쟁이 있었고 더더 앞서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오늘의 크고 작은 변혁을 견인했다. 아, 더욱 앞서는 4·19혁명이 있었고 그보다 더 앞서는 3·1만세 운동이 있었다. 우리들은 참 대단한 민족이다. 대한민국 만세!

이제라도 운동권의 마음이 어디다 뿌리를 두고 있는지 우리는 확실하게 새겨야겠다. 그 님들의 마음의 뿌리는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이다. 어릴 때는 어린 호기심으로, 작가가 되고나서는 작가적 사명감으로 소위 운동권들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관찰했다. 거의 이타심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혹에라도 이기심이 작동하면 조용히 사라짐으로써 예를 다한다. 물론 오밤중에 소방서에 전화해서 ‘나 누구누구 00도 도지사인데’ 하며 갑질로 변질하는 이가 간혹 있지만 냅두고. 특히 이름 없이 묵묵히 살아가며 아직도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할 아름다운 님들이 고맙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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