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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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0.17 18: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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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만족


취미를 일정기간 하게되면 장비병에 걸린다.

골프를 하게 되면 한두 번 쓰다 버린 골프채가 구석에 있고 낚시를 하다보면 고기 보다는 낚싯대에 관심이 가게 되고 사진을 하다보면 다른 이의 비싼 카메라와 렌즈에 관심을 갖게 된다.

와인을 마시다 보면 귀하고 비싼 와인을 마셔보고 싶어 하고 커피 취미를 하다보면 커피 맛 보다는 커피추출 도구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호기심(好奇心) 가지고 있다.

기업과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기본보다 다른 성능과 차별화를 통해 상품이 판매되도록 하는 것이다.

능력만 된다면야 좋은 와인과 귀한 커피에 최상의 진공관 앰프 오디오를 틀어놓고 고가의 명품 가방을 들고 다녀도 문제가 없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럴만한 능력이 없다는데 있다.

아름다운 욕심은 귀하고 새롭고 비싼 것이 아니라 부담이 없는 편안함이다.

싸구려 커피를 마시더라도 같이 마실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고성능 카메라로 셀카를 찍을게 아니라 휴대폰 카메라로 상대방의 사진을 더 많이 찍어 줄 수 있어야 하고 공짜 이어폰이라도 하나씩 꼽고 반쪽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과 여유 부담없는 편안함이 있어야 한다.

비싸다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매일 아침 마다 마시고 세상에서 제일 비싼 로마네 꽁티 와인을 저녁마다 들이키고 명품 가방을 들고 백화점을 다녀본들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은 그 사람이 누구인줄 모른다.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은 주변에 사람이 없다.

잘해 줄 수 있는 사람보다는 자주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사귀고

고가의 커피보다는 매일 마시는 커피가 좋다.

격식과 예를 갖추어 평생 한 번 마셔 볼 까하는 1등급의 와인보다 저녁 달빛에 친한 벗이나 아내와 가족들과 마시는 3000원하는 시고 달고 부드럽고 쓴 막걸리가 더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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