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에 ‘자연주의 현대미술 거장’ 에릭 사마크 작품 생겼다
하동에 ‘자연주의 현대미술 거장’ 에릭 사마크 작품 생겼다
  • 이동을기자
  • 승인 2017.10.23 18:4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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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량면 지리산생태아트파크·갈마산 하동공원 1점씩 제막

▲ 지난 20일 2017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에서 자연주의 현대미술 거장 에릭 사마크의 작품이 하동에 설치돼 일반에 공개됐다.
2017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 레지던시 작가로 초청된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자연주의 현대미술 거장 에릭 사마크(58)의 작품이 하동에 설치돼 일반에 공개됐다.

하동군은 지난 20일 적량면 삼화에코하우스 일원에서 열린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 개막식에 앞서 에릭 사마크 작품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윤상기 군수를 비롯한 지역 기관·단체장과 유인촌 예술제조직위원장, 김성수 집행위원장, 예술인, 군민 등 400여명이 참석해 작품 제막을 축하했다.

이날 공개된 작품은 에릭 사마크가 지난 10일부터 하동에 머물며 작업한 2점으로, 1점은 삼화에코하우스 인근 지리산생태아트파크에, 나머지 1점은 하동공원에 설치됐다.

지리산생태아트파크에 설치된 작품은 자연과 생존을 표현한 ‘소리 나는 돌과 피난처’로, 커다란 돌 아래에 장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자연의 소리와 설치 장소의 실제 소리가 들리도록 제작됐다.

소리 나는 돌과 일정 거리를 둔 나무 오두막의 피난처는 조만간 설치될 예정이며, 이곳에는 활·화살·칼·도끼·칼·톱 등을 비치해 지리산 숲에 대한 경의를 나타낸다.

작품에서 돌은 지리산과 피레네산맥 사이에 있는 하나의 문을 상징하며, 소리나는 돌은 우리를 이동시키는 하나의 우주선, 돌 옆 오두막은 의식주를 담당하는 곳으로 표현된다.

‘소리 나는 돌과 피난처’와 약 100m 거리에 있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 ‘대지예술 거장’ 크리스 드루리가 지난해 레지던시 작가로 초청돼 작업한 ‘지리산 티 라인(Jirisan Tea Line)’이 위치해 세계적인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에릭 사마크가 제작한 나머지 한 작품은 군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읍내 갈마산 하동공원에 설치돼 예술 애호가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곳에 설치된 작품은 ‘반딧불이 두꺼비(le crapaud mangeur de lucioles)’로 두꺼비 모양의 바위에 해가 지는 저녁의 반딧불처럼 빛을 내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그는 이 작품과 관련해 “하동에 처음 왔을 때 고향에서 봤던 바위와 같은 바위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 바위로 2013년 프랑스 로뎅박물관에 전시한 작품을 이곳 하동에 다시 만들기로 결심하고 작품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로댕박물관 정원에 10개의 자연석을 배치하고 자연석 위에 조명을 켜 그늘진 구석과 해질 무렵에 주위를 밝혀 정원에 ‘평온과 시(詩)’를 강조한 ‘반딧불이 돌(Firefly Stones)’을 제작, 설치했다.

윤상기 군수는 작품 제막식에서 “원시의 자연을 간직한 지리산에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이 잇달아 들어서 자연예술의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예술 애호가와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생트조르쥬 드 디동에서 태어난 에릭 사마크는 1984년 세르지 퐁투아트예술학교를 졸업하고 1988~1996년 18년간 디종예술학교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꺼자엑상프로방스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수많은 레지던시 프로그램 작업은 물론 45회의 개인전과 세계 유명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100회 이상의 단체전을 여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프랑스 자연주의 현대미술 선구자로 꼽힌다.

에릭 사마크는 박물관 등 제약적인 공간이나 갤러리의 시스템 밖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자연주의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가공되지 않는 자연과의 대비를 즐겨한다.

빛과 소리, 밀림 등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바탕으로 ‘소통’이라는 주제를 시도하는 작품이 대부분이며, 원초적인 자연을 무작정 동경하거나 모방 내지 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친구처럼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첨단 기술을 사용해 가만히 있는 자연에게 뭔가를 하게하고 소리를 내게 하며 빛을 발하게 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장르의 경계를 넘어 자연에서 찾은 재료와 융합하기 때문에 작품자체가 일정시간 지나면 소멸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작품이 사라지기 전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세계를 일주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자연주의 현대미술계의 스타 반열에 올라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로댕박물관 정원의 ‘반딧불이 돌’과 함께 275개의 대나무 막대에 태양열 플루트와 반딧불이를 설치해 태양에너지로 플루트를 연주하고 조명을 밝힌 ‘반딧불이’가 있다.

그리고 카메룬의 열대우림에서 2년간 레지던시하면서 작업한 ‘나무 아래서’, 생물오페라의 메시지로 인공연못을 만들어 개구리·두꺼비·각종 생물의 소리를 채집해 녹음한 ‘연못’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동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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