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상급식은 논란거리도 되지 않는다. 2010년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 쟁점이 되었고 무상급식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쪽이 대거 선거판에서 이겼다. 지금 누군가 또다시 무상 급식을 반대한다면 그의 낙선은 불 보듯 뻔하다. 한 술 더 떠서 무상급식에 무상의료, 무상보육 3무 정책을 이번 총선의 정당정책으로 내 놓은 곳도 있다.
그러나 아이 둘을 급식으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키운 나로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찬성론자들은 무상교육의 연장선에서, 무상급식아동의 대한 배려로, 또 쓸 데 없는 곳에 낭비하는 돈을 차라리 급식에 쏟아 부으라고 한다. 빈곤층에서 무엇이 더 급한 지도 잘 모르고 예산의 유용이 안 됨을 더더욱 모르는 국회의원들인가 보다.
현재 지역간 변수는 있지만 급식 한 끼에 2400원에서 2900원 안팎이다. 이 돈으로 꾸밀 수 있는 식단이 인천의 한 초등학교는 차조밥/육개장/돈육메추리알/새송이버섯/진미채조림/배추김치/파인애플이고, 전주의 한 중학교는 찰 보리밥/배추된장국/유채나물/카레삼치구이/배추김치/닭갈비와 무쌈이다. 이 돈으로 집에서 도저히 차릴 수 없는 차림표이다. 대량구매라서 가능한 금액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 돈에는 재료비뿐만 아니라 영영사와 조리사들의 급료도 들어 있다.
‘제이미 올리버’라는 영국의 요리사가 있다. 제이미는 영국의 아동들이 페스트푸드로 점심을 먹는 것을 보고 학교 급식을 자연식으로 바꾸자는 운동을 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맛이 없다고 외면하는 바람에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주 잘 먹고 학교환경도 좋아졌다고 한다.
완벽한 무상급식이 이루어진다면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먹는 먹거리에 대한 관여할 기회를 잃게 될까 두렵다. 아침마다 급식실에 들어오는 식품을 몇 몇 엄마들이 검수요원이라 하여 돌아가며 검사를 하지만 한 학기에 한 번 잠깐만으로 음식의 질을 따질 수 없고 우리 아이 학교만 질 좋은 유기농으로 급식을 바꿀 수도 없게 된다. 그리고 급식비 한 번 올리고자 하면 무수한 논쟁을 거쳐야 하는데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질 좋은 점심을 먹일 수 있을 것인가 논쟁의 중심을 공짜에서 질로 바꾸라.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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