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고적 품은 합천 가야산 축제로 ‘들썩’
명승고적 품은 합천 가야산 축제로 ‘들썩’
  • 김상준ㆍ장금성기자
  • 승인 2017.10.26 19:06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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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개최

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개최

해인사ㆍ홍류동천 소리길 등 다양한 볼거리 갖춰

합천 해인사와 대장경 테마파크 일원에서 개최된 ‘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행사장으로 사람들이 끓이질 않는다.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 특히 4년만에 다시 공개된 마애불 입상 탐방 등 다양한 볼거리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명승고적에 흥미가 없더라도 단풍으로 울긋불긋한 가야산과 그 산기슭에서 발원한 홍류동천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아침일찍 가야산 정상을 올라 가을절경을 감상하고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행사장으로 내려오며 가야산과 해인사 팔만대장경에 얽힌 지명유래와 명소를 알아보는 당일치기 가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 = 지난 20일부터 11월 5일까지 열리고 있는 ‘2017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은 개막 첫 주말까지 14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4년간의 준비를 보답하듯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막 6일째에는 단체관람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관람객 70만명을 목표로 하는데 순조롭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에서는 팔만대장경 진본 8점을 직접 볼 수 있는 대장경 천년관, 신라 혜초스님이 답사하고 기록한 ‘신왕오천축국전’을 현대에 맞게 재구성해 전시한 기록문화관, 대장경테마파크의 정원인 장경루, 장경판전 만들기·공예체험·벽화체험 등 방문객을 위한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을 마련해 놓았다. 또한 행사장 곳곳에 국화작품과 다양한 조형물을 전시해 가을 국화 향기를 선사한다.

축전에 맞춰 개장한 ‘대장경 기록문화관’은 신라 혜초스님이 고대 인도의 오천축국을 답사하고 기록한 ‘신왕오천축국전’을 현대에 맞게 재구성 해 전시하고 있다. 또한 과거로부터 인류문명과 문화를 발달시킨 역사 속 기록문화를 전시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 학생들에게 현장교육이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1951년 지리산 공비 토벌작전을 하던 중 해인사 폭격 명령을 거부하고 팔만대장경을 보호한 김영환 장군 특별전도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대장경테마파크 앞에 위치한 ‘인연의 오작교’에서도 ‘소원물고기 달기’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축전 장소인 대장경테마파크 초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해당 부스를 만날 수 있다. 부스에서 제공하는 은빛 물고기에 소원을 적어 바로 옆 인공 호수 위에 위치한 오작교에 달아 놓으면 된다.

한편, 이번 대장경세계문화축전 기간 동안 축전 입장권 하나로 해인사, 오도산휴양림, 황매산군립공원 등 합천군의 대표 관광지에 모두 입장할 수 있다.

해인사 = 가야산 산자락에 위치한 해인사(海印寺)는 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을 봉안하고 있는 법보사찰로서 신라 제40대 애장왕(哀莊王) 때의 순응(順應)과 이정(利貞)이 당나라에서 돌아와 우두산(牛頭山:가야산)에 초당(草堂)을 지은 데서 비롯된다. 이후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로서 2009년 12월 21일 사적 제504호로 지정됐다.

해인사 율원 옆쪽에 위치한 어수정은 서기 802년 해인사 차건당시 애장왕이 기거하며 마셨다는 우물로 이번 축전에 맞춰 1200년만에 복원해 관람객들에게 공개해 색다른 체험거리를 선보였다.

고려 만대장경 = 고려 고종 23년(1236)부터 38년(1251)까지 16년에 걸쳐 완성한 대장경으로 고려 현종 때 새긴 초조대장경이 몽고의 침입으로 불타 없어지자 부처의 힘으로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다시 대장경을 만들었으며 그래서 재조대장경이라고도 한다. 원래 강화도 성 서문 밖의 대장경판당에 보관되었던 것을 선원사를 거쳐 조선 태조 7년(1398) 5월에 해인사로 옮겨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경판(經板) 크기는 가로 70㎝, 세로 24㎝내외이고 두께는 2.6㎝ 내지 4㎝이다. 무게는 3㎏ 내외이다. 경판의 수가 8만1258판에 이르러 팔만대장경이라 불리게 됐다. 여기에는 조선시대에 다시 새긴 것도 포함되어 있다.

구성을 보면 모두 1496종 6568권으로 되있으며 ‘대장경’은 경(經)·율(律)·논(論)의 삼장(三藏)을 말하는데, 즉 불교 경전을 종합적으로 모은 총서를 말한다.

말 그대로 당시 거란, 여진, 일본의 불교 경전까지 두루 모아 정리했기 때문에 현재에는 없어진 중국 송나라 북송관판이나 거란의 대장경 내용도 담겨 있으며 오늘날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으로 이를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과 함께 국보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또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대장경도 대단하지만 이를 보관하는 장경판정 역시 자연환경을 과학적으로 활용해 7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장경판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어 실용성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유산이다. 이번 축전에서 장경판전을 부분개방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여 천년고찰의 신비를 선사한다.


해인사 마애불입상 = 지난 2013년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맞아 1200년만에 일반에게 최초 공개된 마애불입상(磨崖佛立像)은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963년 보물 제222호로 지정된 마애불입상은 해인사 뒤쪽 가야산 상봉으로 올라가는 길옆에 큰 화강석을 자연 광배(光背)로 하여 조각됐다. 높이 7.5m로 머리는 소발이며 육계(肉髻)는 크고 높다. 이마는 좁고 귀는 길며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하다.

4년만에 열린 이번축전에 다시한번 특별 공개된 마애불 입상은 평생 동안 소원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있어 간절한 염원을 빌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특히 축전 기간이 수능 시기와 겹쳐 자녀의 성공을 기원하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가야산 = 합천 가야산은(伽倻山·1430m)은 남북으로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성주군의 경계를 이룬다. 불교의 성지로 회장암으로 이뤄진 산악경관과 화강암으로 이뤄진 하천경관이 공존있으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등 뛰어난 명승고적과 홍류동 계곡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지덕을 갖춘 산이다.

주봉인 상왕봉을 중심으로 톱날 같은 암봉인 두리봉, 남산, 비계산, 북두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병풍처럼 이어져 있으며 기암괴석과 어울어진 가을 단풍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는 조선8경 중 한곳이다.

옛 가야국이 있던 이 지역에서 가장 높고 훌륭한 산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야의 산’이라는 뜻으로 부른 것이라 전해진다.

또 한편으로 인도의 불교 성지 부다가야 부근 부처님의 주요 설법처로 신성시되는 가야산에서 유래한 이름로 본다. 형은 아버지인 천신을 닮아 얼굴이 해와 같이 둥그스름하고 불그레했고, 아우는 어머니 여신을 닮아 얼굴이 갸름하고 흰 편이었다. 그래서 형은 뇌질주일(惱窒朱日), 아우는 뇌질청예(惱窒靑裔)라 했다.

가야산 주봉 상왕봉의 ‘상왕’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말하는 것으로 신성시 한 이름 이다. 오랜 옛날부터 산정에서 산신제에 공물로 소를 바쳤다고 한다.

상왕봉 남서쪽 바위아래 세모난 입구안에 우비정(牛鼻井) 샘이 있다. 상왕봉은 소머리를 닮아 다른 말로 우두봉이라 불리는데, 우비라 함은 소의 코란 뜻으로 우비정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다. 소는 코에서 항상 땀을 흘려야 건강하다는 풍수지리의 이야기처럼 언제나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류동 계곡 = 가야산은 오묘하고 빼어난 산세를 지니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야산의 백미로 손꼽히는 홍류동 계곡은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계곡 주변으로 소나무를 비롯해 활엽수가 우거져 있으며 가을이 오면 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고 홍류동(紅流洞)이라 불리운다.

수백년 된 송림 숲 속에서 뿜어나오는 신선한 공기와 웅장한 바위를 휘감아도는 청아한 물길과 폭포, 산새 소리와 해인사의 풍경소리로 마음을 씻어내고 깊은 사색을 즐기는데 더없이 좋은 길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가야산은 백련암에서 수도했던 성철스님으로 말미암아 더욱 유명하게 됐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는 홍류동계곡의 맑은 물과 더불어 가야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에 항상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장인 야천리에서 해인사까지 6km 남짓 이어지는 가야산 소리길은 홍류동 옛길을 복원하고 다듬어서 홍류동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저지대 수평 탐방로이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가는 가야산 소리길에는 주요 문화자원인 농산정과 더불어 칠성대, 낙화담 등 가야산 19명소 중 16개 명소가 있으며 자연과 역사, 경관을 함께 보고 느끼며 탐방할 수 있다.  김상준ㆍ장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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