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소금
칼럼-소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0.30 18:5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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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짠 맛이 나는 백색의 결정체. 주성분은 염화나트륨이며 바닷물에 약 2.8% 들어 있으며 혈액이나 세포안에 약 0.7% 들어 있다. 빛과 소금 같은 사람이 되어라. 이 표현에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세상을 밝히는 빛과,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소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중 소금은 옛날부터 귀하디귀한 대접을 받았다. 보통 바닷물을 이용해 만들거나 땅속에서 채취하는데, 얻을 수 있는 양이 적었다. 그래서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소금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1800년대까지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왕과 귀족의 식탁에만 소금 통을 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소금통의 크기도 재산과 권력에 따라 결정되었다. 그래서 유럽에는 소금 통이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많이 남아있으며, 섬나라 파푸아 뉴기니에서는 소금 자체가 화폐의 기능을 담당해 농산물 등을 교환하는 데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 6월9일(음력 5월 5일)단오 날에 해인사 스님들이 사찰 맞은편 남산제일봉 산 정상에 소금단지를 묻고 “해인사에 불 안 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고 한다. 해인사는 1695년부터 176년 동안 7번 불이 났다. 사람들은 풍수지리상 불의 형상을 한 남산제일봉의 화기(火氣)가 사찰로 날아들어 생긴 화재라고 믿는다. 그래서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인 단오에 바닷물(소금)로 불기운을 잡는다는 뜻에서 소금단지를 묻는 의식을 치른다. 통도사에서도 단옷날 경내 절간에 소금단지를 올린다.

소금은 동서고금을 떠나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만 지역과 문화에 따라 상징하는 의미는 다르다. 소금은 오래 보관해도 썩지 않는다.

남태평양 뉴기니 섬의 서북쪽에 위치한 엥가주의 요콘다 마을에선 염정(鹽井:소금 우물)에 나무를 절였다가 태워서 재(災) 소금을 만든다. 재 소금은 부족 간의 신성한 교역품이다. 엥가 부족은 이 재 소금 1팩을 옆 부족의 돌도끼 1개나 큰 돼지 한 마리와 교환한다. 인도에서는 협약을 맺으면 주전자에 소금 한 주먹을 넣어서 나눠 마셨다고 한다. 변치 않는 소금을 이용해 ‘협약이 깨지지 않기를’맹세한 것. 반면 소금은 액(厄)을 막거나 부정한 것을 씻는 의미로도 널리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오줌을 싸면 나쁜 액이 붙어서 그렇다고 생각해 소금 동냥을 보냈으며, 상가(喪家)집에 갈 때는 소금을 조금 먹거나 신발 안에 조금 뿌리고 가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도 장례식에 다녀오면 나쁜 기운을 떨치기 위해 소금을 뿌렸다고 한다.

소금은 주술(呪術)·종교적으로도 활용된다. 독일에서는 소금이 부(富)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빵과 함께 소금을 집들이 선물로 가져가고 결혼하는 새 신부에게 소금과 쌀을 주며 부귀를 염원한다고 한다. 한때 폴란드 관세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소금 생산량이 많았던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은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 광산은 지금은 소금 채굴이 중지되고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거의 모든 만성 질환의 시발점이라 불 수 있다. 짜게 먹어 핏속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 현상 때문에 주변 조직의 물을 끌어오면서 피의 부피가 늘고 혈관은 그만큼 압박을 받는다. 게다가 나트륨 자체가 혈관 내피 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키니 고혈압이 되고 혈관이 딱딱해진다. 고혈압이 만성화되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신장의 사구체가 손상되면서 신장도 망가진다. 동맥경화를 악화시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나트륨을 줄이는 것이 이 모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우리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0년 4,831mg에서 2014년 3,890mg으로 941mg(19.5%)줄었다고 한다. 나트륨 섭취가 감소한 것은, 가공식품에 든 나트륨양을 줄였기 때문이다. 식약처가 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나트륨 섭취 감소로 고혈압·뇌졸중·실혈관계 질환·위암·신장병·골다공증 같은 병이 줄어 치료비 절감 효과만 3조원 이상이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질병에 따른 노동력 상실이나 사망이 감소한 것까지 모두 감안하면 11조7천억 원 이상 비용 감소 효과를 본 것으로 식약처는 분석했다. 김치·된장·고추장·쌈장·깻잎·콩잎·무장아찌·단무지·라면이 소금성분이 많다고 하니 이들을 만들 때 소금을 조금이라도 적게 넣어 건강한 삶을 이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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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진실 2018-03-10 22:54:43
서두에 소금의 이론에대해선 자세히 알고 계시나
소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완전히 반대로 알고 계시는군요.

진실 2017-10-31 10:16:50
인간이 하는 행위는 종교라는 이름이나 형식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두가 종교행위에 해당된다. 확인된 것만 믿는 것을 소위 과학이라고 말하고 확인되지 않은 것을 믿으면 종교에 해당된다. 그런데 과학을 포함해서 인간이 가진 지식은 많은 부분이 진실이 아니지만 오해나 세뇌를 통해서 얻어진 정보가 점점 진실처럼 믿겨지면서 일종의 신앙이 만들어진다.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오른 유명한 과학자들도 이 책에 반론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