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쉼표
커피 한 잔 합시다!
산더미 같은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머리는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러다 누군가 “커피 한 잔 마시고 합시다” 이 말에 마음에 평온이 오기 시작한다.
매일 매일이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전일 경우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기계든 사람이던 쉬어야 더 큰일을 해 낼 수 있다.
“커피 한 잔 하셨습니까?” 는 쉬어 가면서 일하자는 것이다.
근데 어찌 나의 학창 시절은 쉬는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10분간의 쉬는 시간에 열심히 놀았고 45분간의 공부시간에 쉬었으니…
노래에 쉼표가 없다면 박자나 리듬이 어색할 것이고, 문장에 쉼표가 없다면 문맥과 내용이 답답할 것이며 인생에 쉼표가 없다면 일벌레 같은 무의미한 삶이 될 것이다.
진하게 내린 커피는 쉬면서 힘을 내고자 할 때 마시면 좋을 것이고, 힘든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싶다면 꽃향기 나는 아프리카 커피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면 한결 기분이 나아 질 것이다.
“커피 한 잔 할까요?” 라고 묻지 말고 미리 두 잔을 뽑아다가 “커피 한 잔 합시다”라고 건네 보자.
한 잔의 커피는 쉼표뿐만 아니라 이어주는 기능도 한다.
먼저 사과해야 할 상황에 놓였거나 말 건네기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커피 한 잔 합시다”라고 먼저 말해보자.
반대편 사람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노란 은행잎 떨어지는 가을 길에는 탄향 살짝 나는 과테말라 커피 한 잔씩 들고 잠시나마 한 박자 쉼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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