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죽향과 누정문화의 담양
진주성-죽향과 누정문화의 담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1.07 18: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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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죽향과 누정문화의 담양


가을에 대나무숲속을 걷고 있다. 쏴아 하는 서늘한 바람이 훑고 지나가자 댓잎이 아스스 떨다 발 앞에 뚝 떨어졌다.

전남 당양군 담양읍에 있는 죽녹원(竹緑苑)에서 죽림욕을 하는 “청정한 대나무숲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심신이 치유되는 것 같다”고들 한다.

죽녹원은 죽향(竹香)으로 이름난 담양에서도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4-5월 봄에 이어 또 다른 성수기인 9-10월 가을엔 주말 하루 2만여명이 찾는다. 죽녹원은 면적 34ha 중 18ha에 왕대 분죽 맹종죽 등 10여종의 다양한 대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평균키가 10m인 대나무들 사이로 8개 주제의 산책로가 지정되어 있다.

담양군은 2003년 5월에 개인 소유 대나무밭 17ha를 44억원에 사들여 죽녹원 조성에 나섰다. 당시 주민들은 “또 대나무냐”며 냉소적인 반응 일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형식 담양군수는 “죽제품만으론 미래가 없다. 관광에 해답이 있다”며 군민들을 설득했다. 죽녹원은 2005년 3월 개장 이후 힐링 여행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5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죽녹원을 선정했다. 담양의 또다른 상징은 메타세쿼이야 길이다.76년도 고건 지사 지시로 2000년도 국도 확장 공사 때 없어질 뻔하다 살아남았다. 이렇게 보존된 2.1km 구간에 메타세쿼이야 487그루가 생장하고 있다. 2015년 전남도 산림문화자산 1호로 지정됐다. 나무의 평균높이는 30m에 달한다. 메타세쿼이야는 300만년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멸종 된 것으로 보고됐으나 1941년 중국에서 4000여 그루가 극적으로 발견되 세계로 퍼져 나갔다. 메타세쿼이야 길 옆엔 유럽의 예쁜 마을 하나를 옮겨 놓은 듯한 ‘메타 프로방스’가 조성되어 있다. 프랑스 동남부의 휴양지로 유명한 지역인 프로방스를 따서 만들었다. 메타 프로방스와 죽녹원 사이 제방으로 가면 300년 고목들을 만난다. 관방제림(官防堤林)이다. 영산강 최상류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선 인조28년(1648) 담양부사 성이성(成以性)이 둑을 쌓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1.6km 길이의 제방은 숲길이기도하다. 팽나무 느티나무 푸조나무 벚나무 등 15종 176그루가 1991년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됐다. “이 길을 걸으면서 가장 풍요로운 생각을 얻게 된다”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도 담양에 내려와 누각과 정자를 짓고 자연을 벗삼았다. 소쇄원(양산보), 면양정(조순), 환벽당(김윤제), 서하당(김명원), 식영정(김억령), 송강정(정철)등 시가문학의 산실로 꼽히는 조선시대 누정39곳이 곳곳에 건립되어 있다. 자연히 가사문학이 발달했다. 전국에 유일하게 가사 문학관이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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