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고 옆 골프연습장 건립 논란①-기숙사서 80m 거리…1년간 ‘팽팽’
함양고 옆 골프연습장 건립 논란①-기숙사서 80m 거리…1년간 ‘팽팽’
  • 박철기자
  • 승인 2017.11.13 18:43
  • 3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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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 “법적하자 없다”…학교·지역여론 거센 반발

▲ 논란이 되고 있는 함양고(오른쪽) 옆 골프연습장 건립 예정부지.
기숙형 명문고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함양고등학교(교장 심만보) 기숙사 바로 옆에 한 업자가 골프연습장을 짓겠다고 나서 분쟁이 일고 있다. 이 업자는 학교와 학부모, 지역여론 등의 거센 반발에도 1년여간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함양읍 주민 A씨(45)는 지난해 11월 14일 함양읍 백연리 236-1, 235-3번지 대지 3160㎡ 부지에 2층 24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 건축허가를 군에 신청했다. 부지는 함양고 기숙사인 우정학사와 84m, 교실동과는 162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용도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자연녹지)으로 허가에 법적 하자는 없는 지역이다. 학부모 등은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면 면학분위기와 학교 이미지에 직·간접적 부담이 될 건 명백하다며 결사반대 입장이다.

당초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한 함양군은 함양교육지원청과 함양고에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교육지원청은 “향후 연습장의 소음 발생과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때문에 함양고 학생들의 학습활동·기숙사 생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회신했다.

학교 측은 “위법하지 않다고 교육·학습환경 훼손하고 학습권을 침해해도 되나”, “공부에만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소음·조명공해·수면방해 조장하는 골프연습장 건립허가?” 등 격한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지난해 11월 30일 류운수 당시 교장과 학부모 등 20여명이 임창호 군수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학교 옆 골프연습장이 건립되면 함양지역민이 염원하는 ‘기숙형 명문고’ 육성이 불가능해지므로 함양군이 막아 달라. 허가할 경우 결사 반대 투쟁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 임 군수는 “군에서는 학부모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방지계획을 수립해 환경영향검토자료를 군에 제출하겠다”고 회신했다. 이에 군이 소음, 조명 피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지계획 보완을 요구하자 2차례 보완 연기 요청 끝에 올 7월 23일 “높이 6m, 길이 20m의 방음벽 설치 후 소음 예측치가 20.7~38데시벨로 나왔고, 투광조명기구에 후드(Hood)를 장착해 빛 확산을 방지하겠다”며 자체 시뮬레이션에 의한 저감시설 설치계획을 군에 제출했다.

군이 8월 22일 이를 함양고에 통보하자, 애초 절대 반대 입장이던 류 교장 등은 어찌된 일인지 “사업계획대로 저감시설을 설치하면 교육환경에 많은 지장을 줄 것이라 판단되지 않는다”며 태도를 바꿨다. 학부모 측은 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피해 정도를 계량화해 심의위원회를 개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9월 29일엔 업자와의 간담회를 갖고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소득 없이 끝났다.

지난달 6일 함양군계획위원회가 열려 “학교 등 관련자와 원만한 재협의를 진행하고, 방음대책을 위한 실질적(기술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업자 측에 요구했다.

이어 이달초 함양군 민원조정위원회 심의 결과 “개발행위허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6조(개발행위허가의 기준)에 따라 '개발행위로 인하여 당해 지역 및 그 주변지역에 대기오염·수질오염·토질오염·소음·진동·분진 등에 의한 환경오염·생태계파괴·위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없을 것'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골프연습장 운영 시 소음 등으로 인근 함양고등학교 교육환경에 위해발생 우려가 있다”며 반려처분했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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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17-12-08 21:13:52
함양고 최근 졸업생입니다. 언덕 너머 있는 건물이네요. 참고로 기숙사 정문에서 10초 걸으면 닿는 언덕입니다.(우정학사 기준) 그 언덕 넘는데 4분도 안걸립니다. 언덕에선 어르신 두분이서 농사짓고 계시고, 옆은 묘가 몇몇 자리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지으면 우정학사에선 그냥 보이겠네요.. 안그래도 달이 밝아서 언덕쪽 호실 애들이 잠을 못잔다고 불평했는데, 골프장 건립이라니요.. 골프장에서 다는 조명 아시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