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에 수험생들 ‘당혹 속 기회 될 수도’
수능 연기에 수험생들 ‘당혹 속 기회 될 수도’
  • 윤다정기자
  • 승인 2017.11.16 18:51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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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재구매·독서실 재접수 등 혼란 발생

논술전형 등 위한 숙소 예약 취소도 잇따라


지난 15일 오후 포항 지진 여파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23일로 연기됨에 따라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5일 수능을 23일로 연기하기로 한 데 이어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능 연기 후속조치로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 일정을 1주일씩 순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의신청·정답확정 일정도 1주일씩 미루겠다고 전했다. 채점기간은 19일에서 18일로 기존보다 하루 단축하여 성적 통지일을 12월 12일로 확정했다. 정시 일정도 일주일 순연하되, 추가모집 일정을 조정하여 대학 입학 및 학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다.

자연재해로 인해 수능이 연기된 것은 1993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이후 처음이다. 수능을 앞두고 있던 수험생들은 갑작스러운 시험 연기 소식에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문제집을 내다 버리거나 독서실 해지 신청을 한 학생들은 울상을 짓기도 했다. 당초 16일 수능 예정에 맞추어 미리 국내외 여행을 계획하고 교통편을 예약한 학생들은 그 모든 것을 취소하고 망연자실해 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수능 이후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원서접수·논술전형 등을 위해 미리 예약해둔 숙소를 취소해야 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진주시 평거동에 거주하는 수험생 김모 군은 “이미 문제집도 다 버리고 마음의 준비를 마친 상태인데, 수능 연기 소식에 허무하다”며 “곧바로 문제집을 다시 장만했고 이에 20만 원가량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수험생 이모 양은 “모든 게 헝클어진 기분이고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자연재해 상황에 시험 연기는 최선의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재수생을 둔 칠암동 거주 학부모 서모 씨는 “자식이 남들보다 1년을 더 공부한 만큼 당황스러운 마음도 더 크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한 합리적인 처사라고 생각한다”며 수긍했다.

진주시 상평동 수험생 자녀를 둔 최모 씨(44)는 “당황스럽지만, 우리 아이만 시험이 연기되는 것이 아니니 교육당국의 조치를 받아들여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장모 씨(40)는 “우리는 피해 상황이 없어 잠시 놀란 데서 그쳤지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수험생들과 주민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싶다”며 “하루 속히 상황이 나아져 포항 주민들이 마음을 잘 추스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학생들은 수능 연기가 자신의 성적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막바지 공부법을 찾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다양한 반응을 낳고 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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