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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5)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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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18: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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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함께 하는 세상(5)

노오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진 가로수 아래엔 노오란 양탄자로 걷게 한다. 가을이 다가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 뿌려놓은 은행나무의 손님맞이 방법이다. 가을의 단풍하면 노오란 색깔은 뭐래도 은행잎이 아닐까? 커다란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아름답다. 하늘 향해 쭉쭉 뻗어나간 가지에 매달린 노오란 은행잎, 옛날 한 때는 은행 열매와 은행잎이 귀한 대접을 받던 때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골칫덩어리로 변해 버린 것일까? 진주시내엔 은행나무들이 가로수로 되어 있어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은행나무들이 괴상망측하게 변해져 있다. 집 때문에 크게 자라게 할 수도 없고, 전봇대와 옆의 나무 그리고 집들의 간판이 잘 보이지 않으니 가지를 자르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뭉툭하게 잘리우진 은행나무들은 은행잎도 가을엔 아름답지 못하다. 이제는 집들이 많은 시내의 가로수로서는 제격이 아니라 뒷방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 것이리라.

집들이 없는 들판의 도로엔 커다란 은행나무들이 제법 아름답게 물들이고 서있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자연의 섭리란 그런 것이 아닐까!

무엇이든지 자기가 설자리에 있다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갖게 될 것이고, 자기가 있을 자리가 아닌데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있다면 그의 모습은 어울림도 없고 스스로 아름다움도 잃게 되는 것일 것이다.

‘아마도 나는 너무나도 멀리서 행복을 찾아 헤매고 있었나 봅니다. 행복은 마치 안경과 같습니다. 나는 안경을 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안경은 나의 코 위에 있습니다. 그렇게도 가까이’ 쿠르트 호크가 한 말입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지 않고 안경을 바꾸어 쓰고, 아니면 나의 마음대로 앞의 모습을 자르고, 붙이고, 꺾고, 베고, 쓰다듬고 만들어서 아름다움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아름다움은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수단이자 방법이겠지요.

쿠르트 호크가 한 말처럼 우리는 아름다움, 아니 행복이 우리의 코 위에 올려져있는 안경처럼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느끼지도 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맞지도 않은 은행나무를 시내의 가로수로 심어놓고 제멋대로 자르고 베어서 아름다움을 잊고 지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연과 인간은 닮았다면 닮았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다고 하겠지요. 그런데 어찌보면 닮은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이 서로가 의지하면서 서로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은행나무를 예로 들었을 뿐이지만 자기가 설자리에서 자기의 의무를 다하면서 자기의 권리를 찾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우며 행복한 모습이겠습니까? 남이 나의 모습을 마음대로 조정하거나, 나의 뜻이 아닌 대로 만들어 나간다면 불행은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와서 나를 괴롭힐 것입니다.

제자리가 아닌 곳에, 다른 것과 어울릴 수 없는 곳에 은행나무를 심어놓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만이 노오란 잎이 더 아름답게 가을을 수놓고 겨울을 맞이하러 갈 것입니다. 즉 사람도 서로가 설 자리에서 서로의 의무를 다하도록 도우고 자신의 소중한 권리도 되찾게 도우는 것이 우리 모두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아갈 사회를 만드는 것일 것입니다. 함께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이 곧 행복한 우리 미래가 될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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