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독서습관은 마법 에너지
세상사는 이야기-독서습관은 마법 에너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06 19: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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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독서습관은 마법 에너지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유 중 하나가 ‘독서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중국 후한시대, 학자 동우(董遇)의 ‘독서삼여(讀書三餘)’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형과 함께 등짐을 지고 다니면서 물건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다.

고된 삶의 연속이었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틈나는 대로 공부했다. 형이 이를 비웃었지만 동우는 훗날 황문시랑(黃門侍郎) 이란 벼슬에 올라 헌제(獻帝)에게 경전을 강의 했다. 높은 직위에 있으면서도 학문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한직으로 쫓겨나서도 그의 학덕을 흠모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어떤 사람이 배움을 청하자 “반드시 먼저 백번을 읽어야 한다, 백 번을 읽으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책 읽을 겨를이 없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겨울은 한 해의 남은 시간이고, 밤은 하루의 남은시간, 비가 내리면 한 때의 남은 시간이니 이때가 책 읽기 적당한 시간이다”라고 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투리 시간이라도 아껴서 공부하라’는 일침을 가하는 교훈이다.

필자가 연간 120여권의 독서를 하는 비결은 책 읽는 환경 조성과 자투리 시간 활용에 있다.
집, 사무실, 차에는 물론이고 걸어 다닐 때도 가방 안에 항상 책을 넣고 다녀서 언제 어디서나 글을 읽을 수 있다.

가장 큰 자투리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식사 후에 사무실이나 커피숍, 도서관에서 40여분 동안 책을 읽으면 한 달 평균 3권, 연간 30여권 이상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시간, 남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책을 읽는 등 직장 생활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투리 시간을 활용 할 수 있다.

필자는, 5년 전 부터 3, 4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습관을 만들었다.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 다양한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집중력과 이해력도 높아진다.

서점은 말할 것도 없고 구멍가게도 없는 시골 산골마을에서 자랐다. 책 구경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할아버지와 아버지 덕분에 독서습관을 만들어 갈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간혹 합천 시장에 다녀오시는 날이면 동화책을 사가지고 오셨다.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 손자에게 책을 읽어주셨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도 못하신 분이지만 고된 농사일을 하시면서도 저녁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먹을 갈아 붓글씨를 쓰시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성인이 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책을 가까이 하게 됐다.

독서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몇 해 전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다녔다. 함께 책을 고르고 읽으며 생각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책 읽는 가족이 됐다.

지난해부터는 거창군립한마음 도서관 운영위원이라는 작은 명함도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책 읽는 모습이 예쁘고, 학교에서 상을 받아올 때면 흐뭇하다.

책은, 힘들고 외로울 때는 ‘가장 친한 친구의 위로’가 되고,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야 할 때는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글을 쓰는 힘’과 ‘소통 능력 향상’은 물론이고,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균형 감각’으로 당당한 삶을 살도록 돕는 ‘마법 에너지’다.

베이컨은 “독서(讀書)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談論)은 재치 있는 사람을 만들며 필기(筆記)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한 해의 남은 시간 겨울이다.

날이 추워지면서 실내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책 한권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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