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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12월 진주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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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2  19: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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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12월 진주

12월은 막달이다. 막달이라는 게 늘 그렇듯 반가운 건지 서운한 건지 영 애매하다. 특히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훨 많아지는 때부터는 대개는 어쩐지 끌적지근하다. 그러나 세월 앞에 용빼는 재주 없이 12월은 닥치고 만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12월은 닥쳤고 걷잡을 수 없는 그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12월에 접어들면 또 어김없이 오는 게 있다. ‘진주가을문예’ 공모에서 시와 소설 당선자가 결정되어 모년 모월 모시에 시상식이 있을 것이란 문자가 그것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문자는 왔고 바로 지난주 토요일이 그날이었고 나는 룰루랄라 참석을 했다.

역대 수상자들이 시상식에 참석해서 새로 탄생한 시인과 소설가를 축하해주는 일이 마치 정해진 일처럼 되어 서로 연락을 해서 이날 모이는 것이다. 내가 소설부문에 당선되어 수상을 한 게 2000년이었으니 어언 17년이 지나고 있다는 것 아닌가? 정말인가? 정말 17년이 지난 게 맞는가?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다. 그때 다섯 살 난 아들이 군복무 중이니까 믿지 않을 수도 없겠다. 유난히 기차를 좋아한 어린 아들은 기차를 타는 게 마냥 신이 나 있었다. 나는 나의 시상식을 맞아 작가가 되고 싶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울면서 상을 받았다. 세월하고는.…

진주가을문예 공모는 24년 전에 진주에 살고 계시는 김장하 선생님이 진정 좋은 세상을 위해 시작하신 일이다. 사회의 공익을 위해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사람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취지를 살려 상금이 당시로서는 국내에서 최고였으며 지금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 당선자에게는 500만 원, 소설 당선자에겐 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지니까. 가난한 문청들에겐 얼마나 큰 위로인지. 나는 백만 원짜리 수표 열 장을 한꺼번에 만져 본 게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진주가을문예를 말할 때 상금만을 말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 정신에 비하면 상금은 참으로 사소한 일이다.

진주가을문예의 정신이라면 가장 먼저 사람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정신이겠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김장하 선생님이 후학들을 믿고 존중하는 마음이겠다. 후학들을 발굴해서 우리 사회가 올바르고 행복하고 그래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단지 경제적 약자이어서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 자신의 재능을 나와 함께 이웃의 공익과 행복을 위해 사용했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으로 시인과 소설가를 발굴해주는 것이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선생님의 진심을 깨닫게 되고 사명을 자각하게 된다. 그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그 다음으로는 상의 공정성과 진정성을 들 수 있겠다. 응모를 하는 사람들도 이제 이 상의 취지를 십분 이해하고 응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촉되는 심사위원 선생님들도 이 상의 취지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마음으로 심사를 한다는 전언을 우리는 해마다 접한다. 거의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은 아직도 문학이라는 것으로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신기해하며 심사에 임한다고도 한다. 그랬다가 심사를 마칠 즈음엔 그도 진주가을문예 정신이라고 말해지는 어떤 경애와 진정성을 믿게 된다고한다. 서로 진심을 믿는 것, 행복한 사회의 시작이 아닐까?

이 상이 이렇게 좋은 일로 면면이 이어지는 데에는 운영위원장이신 박노정 선생님의 노고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도 진주 사람이며 시인이다. 진주의 토양이 인걸을 배출하는 데 어떤 비의라도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몇 십 년을 살아오는 동안 발견한 가장 훌륭한 인물을 꼽으라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김장하와 박노정 선생님!!! 하고 외칠 것인데 이 두 분이 나란히 진주에 살고 계시니 하는 말이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스승복’ 하나는 끝내주는 팔자가 틀림없다. 내게 소설을 가르친 조동선 선생님에 대해서도 나는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기회가 닿으면 자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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