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2017년 에필로그(epilouge)
세상사는 이야기-2017년 에필로그(epilouge)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12 19: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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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2017년 에필로그(epilouge)


지난 10일 저녁, 거창군청 앞에서 ‘2017 거창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점등 행사가 있었다. 내년 1월 14일 까지 36일간 연말연시 거리를 수놓을 화려한 빛의 향연이 시작됐다.

군청 앞에는 대형 메인 트리가 놓였고, 거창교 및 강변에는 3개의 관문 게이트와 다양한 일루미네이션 장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겨울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행사장을 둘러보며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저기에서 연말 모임소식들이 들려오고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도 이와 관련된 글과 사진들이 올라오는 횟수가 빈번해지고 있다.

2017년의 마지막 날이자 2018년 무술년 황금 개띠 새해 첫날이 이제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이치를 다시 깨닫게 된다. ‘해보지 못한 일’, ‘가지 못한 여행’, 지난날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온다.

올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일을 하며 살았는지에 대한 차분한 평가와 후기(後記)를 쓸 시점이다. 연 초에 마음먹었던 초심(初心)의 잣대로 올 한해의 업무성과와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남들에게 말하거나 보여줄 필요 없이 솔직해지는 시간을 갖자는 뜻이니 부담 가질 일이 아니다.

요즈음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적폐청산은 개인의 삶에서 더 필요한 것이다.

나쁜 습관이나 그릇된 생각들을 바르게 고쳐나가는 일은 다함께 행복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누구나 바꾸고 싶은 습관이나 변하고 싶은 행동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각자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생각해보자.

필자는, 올 한해 직장에서 동료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최고의 업무 성과를 기록했다. 공직자에게 주어진 과제요, 해야 할 일이지만 상을 받고 칭찬을 들었으니 기쁨은 두 배다.

하지만 개인 삶에서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미덕만 되풀이 하다 보니 뚜렷하게 내세울 그 무엇이 없다. 막연한 상상만 가지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하루하루 살다 보니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됐다. 어떤 목표가 있는지를 잊어버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 조차도 모르는 날이 더 많았다.

필자는, ‘책 한권 출간’이라는 목표가 3년째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일이 바쁘다’는 아주 그럴듯하고 누구에게나 어필 할 수 있는 좋은 핑계 뒤로 숨었기에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는 것이다.

‘간절함 부족’이라는 안락의자에 드러누운 탓이다. 결정력 부족, 조금의 수고와 작은 실행만 있었더라도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이렇게 부족한 삶이었지만 가슴 따뜻한 일 한 가지를 했다. 지난 5월 말, 갓난아기와 30대 중반의 중국인 아내를 둔 50대 남성이 유치장에 구속된 일이 있었다. 안절부절 하는 아내의 자초지정을 듣고 자치단체 복지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관리 대상자로 선정되어 방문 상담과 생필품 등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녀에게 들었던 감사 인사말에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관심이 누구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순간이었다.

필자의 올해 에필로그(epilouge)는 ‘작심삼일도 반복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씩 써온 글들이 마중물이 되어 칼럼을 쓰는 힘이 되었고, 책 출간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이 오게 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도 있고, 아쉬운 순간과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도 생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대하는 자세와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대한 삶의 태도다. 각종 모임을 핑계로 흥청망청 술병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한해를 마감해서는 안 된다.

새해 첫날, 당신이 쓴 프롤로그(prologue)를 꺼내서 지금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자.
2017년 당신은 어떤 에필로그(epilouge)를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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