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빼앗는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빼앗는다
  • 강정태 수습기자
  • 승인 2017.12.12 19:28
  • 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내 자영업자 무인자동주문기계 설치 급증

아르바이트생 일자리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 아르바이트생이 해야 할 일을 무인포스기를 이용해 대처하고 있다.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증대를 위해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인상키로 한 가운데 임금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게에 자동화주문시스템 설치가 늘어나면서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고 기업에서는 기본급이 올라감에 따라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려 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최저시급을 16.4% 인상한 7530원을 2018년 1월 1일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한 달 평균 근로 시간 209시간을 적용했을 때 한 달 급여는 157만3770원으로 최저 임금을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사업주 등은 매출에 지장이 없도록 내년 1월이 되기 전에 대안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진주와 창원 등 경남도내 주요도시의 피시방에서는 이미 자동화기계에서 주문 및 계산을 하고 있고 햄버거가게, 카페 등 음식점에서도 자동화주문기계가 계속해서 보급되어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이 무인자동주문기계들은 전자상가나 인터넷에서 500만~600만원 정도로 팔리고 있지만 무인자동주문기계의 주문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무인포스기를 유통하고 있는 ‘N’업체 관계자는 “요즘 무인포스기가 다른 기계들에 비해 문의전화가 많다”며 “다음달부터 최저시급 인상 때문인지 이번 달은 다른 기계보다 무인포스기 영업과 설치에 직원들이 매우 바쁘다”라고 말했다.

진주시 대학가 앞 ‘L’버거 업체 점주는 “무인포스기 주문했는데 주문이 밀려서 오래 걸리긴 했지만 주문부터 계산 정산까지 무인포스기가 다해주니 나는 버거를 만들기만 하면 되어 편리하다”며 “최저시급이 올라서 가게에 월세, 재료비, 인건비까지 다 올라가는데 이거 써서 인건비라도 아껴야 장사를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에 대학입학을 앞둔 김모군(19·진주고3)은 “이번에 대학을 부산에 합격해서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찾고는 있는데 할 곳이 없다”고 했다.

이어 “주위에 이런 친구들이 많아서 같이 인력사무실에 무작정 가봤는데 미성년자라며 돌려보낸다. 우리가 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유명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최모씨(27·사천)는 “매년 기본급이 올라가도 회사에서는 그때마다 상여금을 줄인다. 이렇게 되면 임금은 똑같은데 오히려 최저임금이 오를 땐 물가도 올라서 더 힘들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3조 원 규모 ‘일자리 안정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에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를 고용한 영세사업자는 애초 정부 방침대로 노동자 1명당 최대 13만원의 현금 지원을 받는다. 30인 미만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사업자가 대상으로 전해졌다. 강정태 수습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