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의 세상스케치-재치 있는 언어표현
홍민표의 세상스케치-재치 있는 언어표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17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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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재치 있는 언어표현


행동이 감정을 유발한다는 사소한 진리는 학교생활에서 언어의 유머 감각과 더불어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자주 마주치는 아이들도 표정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표정이 좋은데 그것도 웃는 표정으로 ‘반갑습니다’ 라는 언어표현과 함께 예절바른 표정이 참으로 하루를 기분 좋게 한다. 그런데 이때는 자신의 감정에 상관없이 남에게는 마냥 좋은 이미지를 준다. 그러다가 정적인 분위기속에서 행동 자체를 꾸짖을 일이 생겨 훈계조로 애기를 하면 딱딱함과 함께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웃음이 금세 사라진다.

교사로서 권위를 가지고 정색 자세로 근엄하게 애기하면 이해를 해주기 바라고 수긍을 바라지만 우리의 인간성 자체가 그렇지 않음은 나의 경험상 확실하다.

 

▲ 거제 대금산 소견

어른이나 아이나 구분 없이 잘못했다간 관계만 악화된다. 서로 뜨겁게 라포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교사의 공격을 받으면 교사의 위압적인 질문을 무의식중에 공격이라고 해석해 버린다. 물론 표정과 억양에서 정도껏 다 알아 차리겠지만 조금이라도 언짢은 공격을 받고 나면 반격하는 것이 우리네 감정상 생물학적 반응이다. 자칫 잘못되면 따지기 좋아하는 아이의 경우 이런 공격성이 종종 분노로 모습을 바꾸어 표출된다.

심리적 동기가 노를 불러일으키는데 이런 아이들과 대화가 조금만 진행되어도 얼굴에는 긴장이 나타나고 턱은 힘껏 뒤로 제켜 입을 굳게 다물고 눈을 깜빡인다. 무의식중에 행동을 일으킬 태세를 갖추고 의자 끝에 앉아 주먹을 쥐기 위해 손가락에 힘을 넣는다. 음성은 평온할 때의 상태를 잃게 된다. 그의 공격성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위압하려고 차츰 거칠게 되어 간다. 더 이상의 대화는 오히려 막연한 것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다

 

▲ 거제 해금강 소견

이때 정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유머다. 확산적 발문으로 학생의 엉뚱하고 기발한 답은 긴장 상태에서 해제되고 전체를 웃게 한다. 독특한 말투와 몸짓으로 구성원 모두가 웃었다면 공감하는 그런 활기찬 분위기에서는 마음의 문이 자동적으로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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