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축제의 장으로
졸업식을 축제의 장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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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 상봉동동 문화위원
2월에는 신학기를 준비하고 전 학교가 졸업식이 열리는 달로 졸업생은 졸업장을 받고 꽃과 선물을 가득안고 가족들에게 축하를 받으면서 그간에 고생을 위로받는다.

우리나라에 현대식 교육이 들어서기 전 조선시대 서당에서 아이들이 그동안 배워온 책을 다 배우고 나면 부모가 훈장과 학동을 격려하고 책거리라는 책씻어(冊禮) 행사가 있는데 서당에서 천자문 동몽선습 소학책을 다 배운 아이의 부모가 스승과 동료에게 음식을 차려 대접했고 친구들에게는 송편, 국수, 경단을 마련 나누어 먹으며 열심히 공부한 성과를 축하해 주었다.

해방 후 초등학교 졸업식 때는 졸업식과 재학생의 졸업가를 부르는데 처음은 재학생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시는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다음은 졸업생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라고 하면 선생님과 전 학생 모두가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70년대에는 웃음의 졸업식이 진행되었고 90년대 이후는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라고 헷세의 데미안에 유명한 구절로 고등학교 졸업식 때 교복찢고 밀가루 바르고 연탄재 뒤집어 쓰고 계란세례 받으며 또 친우를 연못에 빠트리기 등 파괴로 과격하게 실현하곤 하였다.

2010년부터 졸업식도 옛 방식을 벗어난 축제 한마당으로 변하였다.  2011년도 충북 증평군 형석고등학교 졸업식은 재학생들이 졸업반 담임선생님을 가마에 태워 졸업생은 뒤를 따르고 재학생은 가마꾼으로 복장하여 식장으로 입장한다. 스승을 가마에 태우는 것은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고 재학생이 가마를 지는 것은 선배의 전통을 잘 이어 가겠다는 약속이며 졸업생 행렬은 스승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2012년 서울 서초고등학교에서는 축제된 감성 졸업식이 열렸는데 교장의 인사말 대신 단상에서 색소폰으로 조용필의 친구여를 연주하고 뒤편 대형 스크린에는 3년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띄웠고 지루한 인사말은 팜프렛으로 대신하였다.  마지막으로 졸업장을 받은 졸업생은 반에서 각종시상은 담임선생님 책임하에 이루어졌고 교장선생님은 “졸업은 마지막이 아니고 새로운 도전과 일연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형석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은 이번 “졸업식을 계기로 스승을 존경하고 제자를 사랑하는 학교문화가 더욱 확산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원의 평가제 도입으로 아이들에게 협박까지 받고 교권이 무시되는 이때 이런 졸업식들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 그 동안 졸업식을 보면 지루한 격식에 얽매인 행사가 차츰 탈피하여 축제의 졸업식으로 변모하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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