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막말과 독설은 몰락의 지름길
칼럼-막말과 독설은 몰락의 지름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02 18:3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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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막말과 독설은 몰락의 지름길


사람은 인생학교에 입학하여 끊임없이 배워가고 조금씩 성장하며 삶을 살아간다.

나에게 나만의 세계가 있다면 상대에게도 상대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살다보면 남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을 때도 있고, 나도 상대의 부족한 면을 보면 한마디 하게 된다.

싫은 소리를 들어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언제나 반대 현상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 했을 때도 환호로서 환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트럼프 반대 집회를 갖기도 하였다. 이처럼 내가 사는 모습도 좋게 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나쁘게 보는 사람도 있으며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필자를 좋게 보는 사람과 나쁘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은 만나는 사람과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 것을 풍토(風土)라하고, 그 환경을 ‘토(土)’,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신(身)’, 이것을 신토불이(身土不二)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좋은 환경에서 지식인들과 함께 풍요 속에 살면서도 하나를 갖고 나면 또 하나의 부족함을 느껴, 죽을 때까지 더 갖기 위해 애를 태우며 살아간다. 몸을 가릴 정도의 의복과 허기 면할 정도의 음식만으로 만족해보자. 가급적 꼭 필요한 소량의 물품으로 소유를 줄이고 가볍게 살아가면 마치 새가 날아가듯이 자유롭고 홀가분하게 살 수가 있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린 사람들의 입에서는 막말과 독설에 가까운 말들이 난무한다.

서로가 말조심만 하고 살아도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해갈 수 있는 데 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보물은 사람이다. 한사람의 언행은 남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국내외의 정치 지도자들이 쏟아내고 있는 잔인하고, 엽기적인 언행들은 두렵기까지 하다.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조폭수준의 막말을 쏟아냈다.

“범죄자들의 시체를 빨랫줄에 널어버리겠다” 필자는 이 말은 듣는 순간, 가슴을 쓸어내렸다. 구약성서의 잠언에서 “자기만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 같으니라”고 했다. 막말과 독설을 일삼는 사람들은 듣는 사람들이 발작이라도 일으키기를 바라겠지만 자비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참으로 가련하기만 할 뿐이다.

우리나라도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그들을 걱정하는 뒤바뀐 아픈 세월을 살아가고 있다. 국민들을 악으로부터 지켜주고 선한 길로 인도해나가야 한다. 사람은 내 욕심을 버릴 때 강해진다. 무가치한 말들과 타인을 비방하는 몰상식한 언행을 일삼으면 머지않아 건전한 사고를 가진 국민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스스로 몰락한다. 모든 일을 선의의 경쟁보다는 투쟁으로만 극대화시켜서 “너는 악이고, 나는 선이다”며, 극단적인 ‘선명성 투쟁’만이 전개되고 있다.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토(淨土)를 일구는 일이다. 말로써 서로간의 조화로움을 깨트리지 말자.

보통의 노력으로는 큰 것을 성취할 수 없다. 지위가 높고 재물이 많아도 어리석은 사람은 화를 잘 내며, 스스로를 낮출 줄 모른 사람은 훗날 그만한 과보를 받게 된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은 모진 언행의 표현으로 스스로를 침몰시키지 않도록 조심하자. 불가에 화안(和顔)과 애어(愛語)라는 말이 있다. 지도자는 늘 ‘미소 띤 얼굴’과 ‘아름답고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여 국민들이 자신들을 따라 서로 이해하고 존경하며 사랑하게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최고의 목표는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이다.

새해에는 모든 악은 멀리 떠나보내고, 부드러운 언행으로 선을 베풀며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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