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 주군을 위한 여론조사 그만둬야
지역 언론 주군을 위한 여론조사 그만둬야
  • 거창/이종필 기자
  • 승인 2012.02.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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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제2사회부 부장(거창)
내년에 있을 4·11 총선으로 인해 전국이 온통 선거 바람이다. 거창, 함양, 산청 거함산 지역구에서도 어느 술자리를 가도 선거 예기고 집에서 또는 사무실에서까지 연일 선거 여론조사 전화에 지역민들이 시달리고 있다. 각 지역에서 선거가 있기 전 선거캠프 또는 여론조사 기관에서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점은 일부 지역신문들이 주도하는 여론조사가 오직 신문사주나 편집인의 주군을 위한 여론조사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어 지역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기도 하다. 선거가 임박해짐에 따라 더욱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어 지역민들은 어느 여론조사가 정확한지 혼돈스러워 하고 있다.

A후보를 지지하는 신문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당연 A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고 B후보를 지지하는 신문에는 당연히 B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연일 발표해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민들은 이미 어느 신문사 누구가 누구를 지지 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으며 그 여론조사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는 듯 한데도 연일 지역 신문들은 조사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광역신문이던 지역신문이던 신문의 힘은 실로 지대하다. 하지만 새로운 소식과 동향을 신문으로 인해 취득하고 인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생각하면 신문처럼 조심스럽고 책임있는 매체도 드물 것이다. 한번에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도 경비가 소요된다는 여론조사가 연일 지역신문마다 발표가 되고 있고 발표하는 신문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이유는 뭘까.

대다수 지역민들의 생각이 반영되는 것이 당연한 여론조사의 결과일텐데 지역민들이 납득은 커녕 쓴웃음을 짓게 하는 조사결과도 종종 발표되고 있어 실로 개탄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선거철만 되면 각 선거캠프를 기웃거리는 언론사주나 일부기자들 역시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할 일이다. 정론직필의 장이 되어야 하고 어느 누구보다 정직하고 편파적이지 않아야 할 신문이 특정후보의 선거 캠프를 기웃거리고 관계자들과 쑥덕거리다 며칠 후 나오는 여론조사결과에 당연히 특정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떠들어 댄다면 어느 지역민들이 그 신문을 신뢰 하겠는가.

그들의 여론조사 결과발표로 인해 얼마나 많은 표심이 움직일지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전과 다르게 대다수 지역민들이 편파적인 신문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는 걸 신문사주이던 편집인이던 기자이던 그것을 알아야 한다. 지역민들의 초롱초롱한 눈은 편파적이고 허리멍텅한 일부 신문의 눈보다 더 예리하고 정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역의 여론을 정직하게 알리는 일이 신문의 역할이지 편파적인 시각으로 억지여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신문의 역할은 단연코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때가 정치의 계절이니 만큼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정치인과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맹세가 나오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나중에야 어찌됐건 절박한 마음에 진심 어린 맹세를 하는 듯하다. 그들의 맹세가 진솔하던 그렇지 않든 일부 신문들 역시 독자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세상에 임하며 첫 기사를 쓸 때의 그 초심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문이라는 매체가 각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무서우리만치 대단할 수 있는데 권력에 빌붙어 편파적으로 그들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고 있다는 것은 신문의 직분을 또는 최소한의 기자로서의 양심을 버리고 있는 듯 보여 선거철,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 기자인 것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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