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하/시인
불확정 관계
팔을 언제 벌릴까
포옹을 비켜가는 순간이
깨지는 약속처럼 다가오고
쓰레기통의 높이만큼
인스턴트 껍질이 쌓인다
쇳덩이를 안고 자는
차가운 밤이 계속되고
자고 일어날 때마다
멍 하나씩 늘어난다
푸른 남자가 되지 않으려
별의 궤적은
첫사랑과 한 접시를 나눠먹다가
연결된 스파게티 면의 곡선을 닮았다
가슴이 암울해지던 날 끊어졌고
지구로 돌아오는 버스는
비포장길에 주석을 달았다
두 손으로 짚은 거울에
찍힌 지문이 진해지고
옥상 난간에 선 물구나무처럼
아슬아슬한 날 너를 안았다
가로수가 눈꽃에 덮인 날의 외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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